한중 정상회담 다음날…中, '군사용 이중용도 물자' 日수출 막아
전문가 "中, 韓日 이간시키려 해…韓을 미 동맹의 '약한 고리'로 봐"
李대통령 방중기간 日제재 발표한 中…한미일 '갈라치기' 시도?(종합)
한중 정상회담 다음날…中, '군사용 이중용도 물자' 日수출 막아
전문가 "中, 韓日 이간시키려 해…韓을 미 동맹의 '약한 고리'로 봐"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7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상황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중국이 한미일 연대를 겨냥해 '갈라치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5일 한중 정상회담 후 7일 상하이에 있는 일제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건물을 방문할 예정인 상황에서, 중국은 6일 일본에 대해 군사용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 中, '대만 유사시' 日발언 이유로 수출통제 강화
중국 상무부는 이날 올해 첫 공고를 통해 "이중용도(민수용·군수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 물자의 일본 수출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군사 사용자 및 일본의 군사적 용도, 일본 군사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기타 모든 최종 사용자·용도와 관련해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상무부는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있었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 시사 발언을 이번 조치의 이유로 들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일본 지도자가 최근 대만과 관련해 잘못된 발언을 하고 대만해협에 무력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면서 "중국 내정에 무분별하게 간섭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중히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취소, 일본 콘텐츠 유입 제한 등의 제재를 발표한 바 있는데, 주로 작년 11월께 나온 것들이었다.
중일 양국은 작년 12월에도 군사적 긴장을 이어갔지만, 같은달 말 있었던 중국의 대규모 대만 포위 훈련의 경우 대만에 대한 미국의 대규모 무기 판매도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이 있다.
◇ 시진핑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미일 견제 발언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며 한국에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고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중국 측 발표를 보면 시 주석은 일본과 관련해 "80여년 전 한중은 큰 민족적 희생을 치르고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오늘날 더욱 손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 평화·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최근 중일 갈등 과정에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임을 부각하면서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견제하고 평화헌법 개정 시도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겨냥해서도 "한중은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로서 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 보편적·포용적 경제 세계화 추진에도 공헌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중은 함께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맞섰다"면서 "중국이 한국의 재중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호한 것에 감사한다"고 발언했다는 게 중국 측 설명이다.
중국 내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7일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건물 방중 일정에 대해서도 '항일' 의미를 부여하는 상황이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의 양시위 연구원은 "임정 청사는 항일전쟁 시기 한중 국민들이 서로를 힘껏 도왔던 역사적 우의의 증거"라면서 "오늘날 한중이 더욱 손을 맞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결과를 지켜야 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日매체 "中, 한미일 분열 노려"…美日정상 통화서 "한미일 연계"
일본 매체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중국이 한미일 분열을 노리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일본 관련 발언에 대해 "중국이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자국에 동조할 것을 요구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함께 싸울 것을 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해석했다.
요미우리는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 초 경주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한 지 2개월 만에 이 대통령을 국빈 초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중국 측이 이 대통령의 이달 중순 일본 방문 계획이 알려진 후 방중을 서둘러 추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미일 연계 강화를 경계해 3국 간 분열을 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봤다.
마이니치신문도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4월 방중과 중일 갈등 등을 고려, 한미일 협력을 약화하고 대만 문제에서 한국을 중국 쪽에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근의 중일 갈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지지하는 데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 대통령 방중 직전 있었던 미일 정상 통화에서는 '한미일 등 우호국 연계'에 대한 내용이 논의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2일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와 관련해 "한미일 3개국을 비롯한 우호국 연계,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추진 방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제재는 한중 정상 내외가 '셀카' 사진을 찍은 것과 대비된다면서,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압박하는 동시에 한국과는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정부들을 고립시키려 하며, 이를 통해 다른 국가들에도 경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봤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제레미 찬은 "중국이 분명히 한국과 일본을 이간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외교정책에서 '균형'을 회복하려는 이 대통령의 바람과 더불어민주당의 오랜 반일 성향을 이용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박원곤 교수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이 시 주석 방한 2달 만에 이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 동의한 데 대해 "일본과 비교해, 한국을 미국 동맹 가운데 더 약한 고리로 보는 인식을 반영한 것 같다"면서 "미일이 이번 회담을 면밀히 지켜봤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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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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