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①=삼성화재배가 열리던 제주도 섭지코지, 그곳의 억새가 생각난다. 벌써 겨울이 됐고 새해가 시작됐다. 삼성화재배도 어언 30년. 대회를 어떻게 만들까 머리를 맞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의 빠르기는 눈부시다. 93년생 박정환 9단은 한국 2위다. 그의 전성기는 2013∼2019년. 한국 바둑의 한 시대를 짊어졌다. 91년생 스웨 9단의 전성기도 2013년 무렵이다. 세계 대회를 제패하며 한때 중국 1위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20위까지 밀렸다.
돌을 가려 박정환이 백이다. 초장에 이색적인 모습이 등장했다. 백1로 파고들자 못 본 척 흑2로 씌운 것.
◆AI의 계산=손 빼면 응징하는 게 기세다. 해서 백1로 밀면 흑도 2로 가둔다. AI는 이 진행은 백이 두 집 손해라고 한다. 인간도 이 그림은 백이 안 좋다는 것을 느낀다. 하나 두 집이라는 계산은 불가능하다. 어찌 보면 포진부터 수읽기까지 바둑의 모든 게 ‘계산’인 그런 시대가 됐다.
◆실전 진행=박정환은 백1, 3으로 받아두었고 흑도 우상귀로 복귀해 정석을 진행했다. 9까지의 진행은 요즘 한 판에 한 개 정도는 꼭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