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30만 대를 넘어섰다. 테슬라 판매가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한 영향이 크다. 중국 비야디(BYD)도 한국 출시 첫해부터 ‘톱10’에 들며 예상 밖으로 선전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30만7377대로, 전년(26만3288대) 대비 16.7% 증가했다. 한국에서 수입 승용차 등록 대수가 30만 대를 넘어선 것은 1987년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이래 처음이다.
상승세의 주역은 테슬라였다. 지난해 5만9916대를 팔아치우며 2024년(2만9750대)보다 판매량이 2배 넘게 늘었다. 전체 수입차 브랜드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비중도 11.3→19.5%로 높아졌다. 전통의 강호인 BMW(7만7127대)와 메르세데스벤츠(6만8467대)에 이어 국내 수입차 3위다. 전체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팔린 차도 테슬라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모델Y(3만7925대)였다.
이어 볼보(1만4903대), 렉서스(1만4891대), 아우디(1만1001대), 포르쉐(1만746대), 토요타(9764대) 순이었다. 지난해 처음 한국에 상륙한 BYD가 6107대를 판매하며 10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진출 첫 해 300여 대가 팔린 테슬라보다 빠른 속도다. BYD는 지난해 소형 SUV 아토3를 한국에 선보였고, 뒤이어 중형 전기 세단 씰을 내놨다. 이후 중형 SUV 씨라이언7까지 출시하며 전기차 라인업을 3종으로 넓혔다.
BYD는 진출 초기만 해도 고전을 겪었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 전략을 내세워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월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올해엔 소형 해치백 돌핀 등 저가 모델을 추가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연료별로 따지면 하이브리드가 과반인 17만4218대를 기록했고, 뒤이어 전기차(9만1253대), 가솔린(3만8512대), 디젤(3394대) 순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전기차(84.4%)가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가솔린(-38.5%)과 디젤(-54.9%)은 모두 감소했다.
수입차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산차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KAID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 등 국산 승용차 등록 대수는 117만4560대에서 120만6136대로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입차 증가율(16.7%)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전체 신차 중 수입차 점유율은 2024년 18.3%에서 지난해 20.3%로 늘었다. 반대로 국산차 점유율은 81.7→79.7%로 떨어졌다.
국산차 업계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 시장 방어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담당하는 제네시스사업본부장과 내수 시장을 총괄하는 국내사업본부장을 동시에 교체하며 국내 판매 역량 강화에 나섰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신차 필랑트를 출시하고, 하이브리드·전기차의 내수 시장 상품성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