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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이어 광주·전남도…6·3 지선 이슈 떠오른 '행정 통합'

중앙일보

2026.01.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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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에 앞서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대전광역시·충청남도에 이은 광주광역시·전라남도의 통합 선언으로 ‘행정 통합’이 6·3 지방선거의 핵심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통합론은 지난해 12월 3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시동을 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전 대전·충남 통합을 공식화한 지 약 보름 만이다. “쇠뿔을 뽑아야 할 적기”(강 시장, 기자차담회) “광주·전남은 한 뿌리”(김 지사, 실ㆍ국장 회의)라며 한목소리를 낸 두 사람은 지난 2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에서 만나 ‘통합 추진 공동 선언문’도 발표했다. 이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청와대가 지난 4일 이 대통령과 광주·전남 의원들의 9일 오찬 계획도 공개하며 불이 붙었다. 대전·충남의 통합론도 이 대통령과 이 지역 민주당 의원들의 오찬 자리에서 공식화 됐었기 때문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권역 메가시티의 지방선거 전 탄생이)가능하다”면서도 “광주·전남이 (대전·충남보다) 더 먼저 치고 나오는 모양”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전·충남 국회의원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서도 “대전·충남보다 광주·전남 통합에 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대전·충남은 소속 단체장을 가진 국민의힘에서 먼저 치고 나온 이슈를 이 대통령이 여당 과제로 끌고 온 셈”이라며 “광주·전남은 여당 단체장들이 먼저 나서 온전한 민주당 주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전남의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대전·충남은 장동혁 대표(충남 보령·서천) 등 만만찮은 야당 의원들이 있어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대전·충남 통합 방향에 대해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은 데다, 통합론을 주도해온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 등과의 세부 사항 조율도 과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권이 뒤늦게 통합 의제를 가져가려는 것은 충청인들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했고, 통합법안을 대표발의(지난해 10월)한 성일종 의원도 같은 날 성명을 내 “대전·충남 통합은 국민의힘이 먼저 추진해 온 과제. 선거용 졸속 추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행정통합 국회 포럼에 참석해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연임을 원하는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의 지방선거 셈법도 광주-전남 통합에 속도가 붙는 배경이다. 전남 지역 의원은 “두 단체장 다 광주·전남 통합 단체장 자리가 도전해봄 직하다고 여길 것”이라고 했다. “판 자체가 크게 흔들리면 전남지사 3선 도전을 꾀했던 김 지사도 ‘12년 연임’의 피로감을 피할 공간이 생기고, 최근 시정 평가가 썩 좋지 않았던 강 시장에게는 ‘경력자’로서의 메리트도 기대해볼 만하다”면서다. 두 사람 모두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나 정청래 대표의 후광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통합이 현실화되면 청와대 참모 차출론도 힘을 받을 거란 시각도 있다. 범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난 4일 통화에서 “(광주·전남 출신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통합 단체장으로 가면 중앙·지방정부 간 소통의 효율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대전·충남 통합 단체장 후보로 거론돼 온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 난 5일 CBS 인터뷰에서 “아직 생각을 안 해봤다”고만 했다.

통합론의 파장을 주시하는 정치권의 시선도 날카로워 지고 있다. “지방선거는 통상 대선·총선보다 투표율이 낮지만, 행정 통합 같은 큰 이슈가 생기면 투표율이 오르면서 그 득을 이슈를 주도하는 여당이 볼 가능성이 크다”(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망 때문이다.


야당은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 대통령이 가속 페달을 밟은 통합론에 올라타기도 반대만 하기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부산·경남 지역구의 한 의원은 지난 4일 중앙일보에 “지방 선거에서 시민들이 호응할 이슈라 반대만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낙승했던 지역들에서도 통합론이 힘을 받고 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지난해 12월 23일~3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53.65%가 통합에 찬성했다. 3개월 전 조사 때의 찬성률(36.1%)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야당 출신인 김영환 충북지사와 최민호 세종시장이 이끄는 세종·충북도 “지방선거 전 통합은 졸속으로 흐를 수 있다”며 속도전에는 선을 긋지만 “(대전·충남까지 합친) 4개 지자체 통합 자체까지도 찬성한다”(충북도청 관계자)는 기조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부산·경남도 비껴갈 수 없다. 지방이 살길은 시·도 통합뿐”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충남?대전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치권에선 정부가 통합 광역자치단체에 만족할만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느냐가 지방선거 통합의 관건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전·충남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수용 가능한 최대 범주에서의 특례 조항”을 강조했다. 다만 어떤 특례까지 가능할지를 두고 당·정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충청 TF’는 6일 2차 회의를 열고 정부에 요구할 특례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하지만 TF 참석자는 “앞서 검토됐던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세목 조정으론 충분치 않다는 게 전반적 분위기”라며 “다음 회의부터는 청와대·정부에서도 참여해 획기적인 특례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김나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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