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한국은 북한과) 소통 자체가 안 되니까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 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금까지의 노력을 평가하고,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고 7일 상하이에서 가진 동행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역사의 올바른 편’ 발언에 대해선 “공자 말씀으로 들었다. ‘착하게 잘 살자’ 그런 의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중과 중·일 갈등의 와중에 시 주석이 ‘중국 편에 서라’고 한국을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의미를 제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각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각 국가의 핵심적 이익이나 중대 관심사에 대해서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의 국가적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대한민국 대통령 이재명은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이) 실무 부서에서 구체적 협의를 하라고 말했기 때문에 실제 협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그들(중국)의 표현에 따르면 질서 있게, 유익하게, 건강하게 이 문제는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한령 관련 시 주석의 표현에 대해 이 대통령은 “(해결) 조짐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봄도 갑자기 안 온다”며 해제까진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중 잠정조치 수역에 설치된 서해 구조물 문제와 관련한 대화도 오갔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관리하는 시설은 철수할게’ 이래서 아마 옮기게 될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이 문제로 지적하는 구조물은 중국 측이 철수를 결정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실무진에 “(공동관리수역) 중간을 정확하게 (경계선으로) 그어버리자”고 제안했다는 점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실무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혐중(중국 혐오) 문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홍콩을 제외한 (대 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며 “왜 그렇게 됐냐, 중국 사람들 입장에서 한국 상품 보면 싫은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배경에 한국 내 혐중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혐중, 혐한 문제로 “대한민국이 훨씬 더 큰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개선할 거냐, 근거 없고 불필요한 중국 혐중 조장은 없애야 되겠다”며 “부정선거를 중국이 어쩌고저쩌고, 이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해서 (중국) 감정을 상하게 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용의자가 지목된 사람이 중국인이라고 알려진 데 대해선 “쿠팡의 범죄 행위자가 중국 사람이다, 어쩌라고요? 일본 사람이면 그러면 그때부터 일본 사람 미워할 것이냐”며 쿠팡 이슈에서도 혐중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급적이면 (시 주석과) 1년에 한 번 이상은 직접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간송미술관이 소유하고 있던 석사자상을 중국에 선물로 준 데 대해선 “각자 제자리에 있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석사자상을 간송미술관이 중국에 직접 무상으로 전달하고 싶었는데, 절차상 가능하지 않아 정부가 양도받아 선물한 것이라는 배경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간송미술관의 재정난을 언급하며 “제값을 쳐서 다 주면 돈이 너무 많을 것 같으니까 일정 정도는 보상해 주는 것을 검토하라고 시켜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중·일 갈등에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인지 묻는 말엔 “나설 때 나서야지 안 나설 때 나서면 별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지 않은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