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분 수가 기존 추계치보다 계속 줄면서 미래 필요 의사 수를 논의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졸속’ 논란에 휩싸였다.
7일 보건복지부는 전날 제2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를 열고 의사 인력 수급 추계결과를 공유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추계위는 의료이용량과 미래 임상의사 수 등을 고려해 의사가 2035년 1535~4923명, 2040년에는 5704~1만1136명 부족할 것이란 추계 결과를 냈다.
그러나 이날 보정심에 보고된 숫자는 2035년 1055~4923명, 2040년 5015~1만1136명이었다. 2035년 기준 하한선이 480명, 2040년은 689명이 줄어든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추계위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한 인력 중 실제 임상 활동 비율이 95%에서 96.01%로 상향 조정하면서 수치가 바뀌었다고 보정심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수요자 측 보정심 위원인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수급 추계 최종안을 발표해 놓은 뒤 보정심 회의 직전 결과를 수정한 것은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복지부에 문제 제기했다”고 말했다.
환자단체 등에서는 추계위부터 의료계에 유리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의사 수요·공급을 논의할 때 공급분은 의료계 추천 위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례적으로 의사 활동이 많았던 코로나19 시기를 포함하는 식이다.
또한 의사 수급에 있어 인공지능(AI) 도입 변수는 제한적이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자문이 있었지만, AI 영향 계산한 추계치가 보정심에 올라갔다. 발표 전 회의에서 주로 논의됐던 ‘2040년 의사 1만8700여명 부족’ 모델도 마지막 회의 때 표결을 통해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추계위 구성의 문제를 짚는 목소리가 많다. 법상 추계위원 과반(15명 중 8명)이 의료계 추천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앞으로도 잡음이 반복될 거란 지적이다. 한 추계위원은 “이럴 거면 유튜브 생중계를 했어야 했다”며 “정부가 의료계 눈치를 과도하게 본다”고 전했다. 다른 추계위원은 “특정 직역이 과반인 정부 위원회가 어디에 있느냐”며 비판했다.
의료계도 추계 타당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의료계는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기에는 추계 과정과 검증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해 왔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중요 요소들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서두르는 것은 미래 의료체계를 결정할 중요 정책 결정 과정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추계위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추계위에 참여한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추계위에 방법론적 검증 가능한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며 “직역을 대변하는 주장을 넘어, 실제 추계 모델의 논리적 결함을 찾아내고 기술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이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