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중도상환수수료 또 뛴다…3억 조기상환 땐 최대 100만원 부담

중앙일보

2026.01.07 00:51 2026.01.07 00:5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새해부터 은행권이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일제히 올렸다.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고, 시중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조기상환 비용까지 늘며, 대출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신규 취급액 기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지난해 0.73%에서 올해 0.95%로 인상했다. NH농협은행도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을 0.93%로 지난해(0.64%) 대비 0.29%포인트 올렸다. 예컨대 변동금리로 3억원을 빌렸다가 1년 이내 조기상환할 경우 수수료는 약 280만~290만원대로 지난해(190만~220만원)보다 최대 100만원 가까이 불어난다.

은행마다 고정형과 변동형 상품의 상환 비중이 달라 중도상환수수료율 조정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고정금리형 주담대 판매 비중이 높은 KB국민은행은 올해 해당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을 0.58%에서 0.75%로 인상했다. 반면 변동금리형은 0.58%에서 0.55%로 내렸다. 주요 은행은 신용대출 등 일부 상품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율도 최대 0.8%포인트 올렸다

은행들은 이번 수수료 재인상에 대해 비용 구조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은행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는 금융당국이 정한 산정 기준에 따라 매년 재산출된다”며 “지난해 상반기 시장금리 하락할 때 조기상환이 늘면서 은행의 이자 기회비용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자 기회비용은 대출 실행 시점과 상환 시점의 금리 차로 선정된다. 대출 실행 당시보다 금리가 내려갈수록 조기상환이 늘어나고, 그만큼 은행이 받을 수 있었던 이자 수익은 줄어든다.

김경진 기자
2024년까지 시중 은행들은 관행적으로 주담대 고정형 1.4%, 변동형 1.2%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을 적용해 왔다. 차주의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중도상환수수료를 자금 운용 손실과 대출 취급 과정의 행정ㆍ모집 비용 등 ‘실비용 범위’에서만 부과하도록 제도화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수수료가 평균 0.07~0.1%포인트가량 올랐지만, 일부 상품은 오히려 낮아진 경우도 있다”며 “비용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은행의 수수료 부과에 대한 자율성이 커졌고,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낮게 유지하는 등 영업 전략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도상환수수료율 재인상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신규 대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의 조기상환을 줄여 고객을 붙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인상 폭과 관계없이, 차주가 느끼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출 규제로 새 대출이나 갈아타기가 어려워진 데다, 중도상환 비용까지 다시 비싸지면서 금리가 내려가도 이자 부담을 줄이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농협ㆍ수협 등 상호금융권은 중도상환수수료를 올해부터 인하했다. 지난해 초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적용받는 은행ㆍ저축은행ㆍ보험사 등 금융기관은 수수료율이 개편됐는데, 금소법 적용 대상이 아닌 상호금융권은 제외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상호금융업 감독규정’을 개정해 중도상환수수료 부과 방식을 은행권과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최대 2%에 달하던 담보대출 수수료율은 0.6~0.9% 수준까지 낮아졌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조기상환 부담이 줄어든 상호금융권으로 차주들이 이동할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교육 컨설팅사인 웰스에듀의 조재영 부사장은 “주식 투자 등을 위해 금융권에서 단기 자금을 빌릴 경우 중도상환수수료율을 고려해 상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자가 다소 높더라도 일단 상호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뒤, 금리 여건이 개선되면 시중은행의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선택지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