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MD CEO, 립부탄 인텔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유수프 메흐디 마이크로소프트 소비자마케팅책임자(CMO)까지.
한 명도 보기 힘든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돔 공연장 ‘스피어(Sphere)’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1위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인 중국 레노버가 ‘소비자 가전쇼(CES 2026)’ 자사 행사에 주요 협력사 수장들을 모조리 초대한 것이다. 2023년 문을 연 스피어는 약 3조원을 들여 지은 라스베이거스 랜드마크로, 이날 레노버가 전체 공간을 빌렸다.
적어도 이 무대 위에선 미·중 갈등에 따른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의 강력한 대중국 기술 규제 속에서도,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주도하는 핵심 하드웨어 제조사인 레노버의 위상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이번 CES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중립 지대’로 규정하며, 국가 간 갈등과 별개로 산업 협력의 장은 계속 열려 있다고 강조한 맥락과도 맞닿아 있다.
레노버는 이날 혁신 제품군을 쏟아냈다. 우선 하드웨어로 인텔과 협업해 만든 AI PC ‘오라(Aura)’와 레노버 자회사인 모토로라가 발표한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Razr) 폴드’를 공개했다. 모토로라는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플립폰인 ‘레이저’로 인기를 끌고있는데, 이번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처럼 옆으로 접는 모델을 내놓으며 폴더블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냈다. 특히 레노버는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삼성전자에도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I 에이전트 ‘키라(Qira)’를 선보였다. 삼성의 빅스비나 애플의 시리처럼 일정을 관리하고 선물을 추천하는 등 고도화된 AI 기능을 수행한다. 이 외에도 퀄컴과 협업해 만든 AI 펜던트 시제품 ‘프로젝트 맥스웰’도 눈길을 끌었다. 목걸이나 펜던트처럼 목에 걸고 다니거나 옷에 핀처럼 붙이고 다니면 하루 일상을 모두 기록할 수 있는 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