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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서사 앞세워 다시 글로벌 무대 도전…에이콤 신작 ‘몽유도원’

중앙일보

2026.01.07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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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서도, 웨스트엔드에서도 통할 보편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작품입니다.”(윤호진 연출)

7일 화성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뮤지컬 '몽유도원'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에이콤

뮤지컬 ‘몽유도원’이 오는 27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명성황후’(1995년 초연)를 통해 K뮤지컬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튼 제작사 에이콤의 신작이다. 에이콤은 이번 개막을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라고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 무대를 겨냥한 작품이라는 의미다.

7일 경기도 화성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몽유도원’ 프로듀서인 윤홍선 에이콤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에이콤의 오랜 신념은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한국적 미학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몽유도원’은 작품 개발 단계부터 세계화를 염두에 뒀다”이라며 “한국의 역사나 전통 설화를 모르는 해외 관객들이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아도 느껴지는 서사를 만드는데 가장 큰 공을 들였다”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삼국사기』속 ‘도미전’ 설화를 모티브로 한 최인호 작가의 소설『몽유도원도』가 원작이다. 백제왕 ‘여경’(개로왕)은 꿈속에서 본 아름다운 여인을 잊지 못한 채 현실에서 찾아 나선다. 마침내 꿈 속에서 마주 한 ‘아랑’을 찾아냈지만, 그는 충신 ‘도미’의 아내였다. 개로왕이 이를 개의치 않고 ‘아랑’을 품으려 하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낳는다. 조선 시대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것을 화가 안견이 그렸다는 그림 ‘몽유도원도’에 빗대 인간 욕망의 덧없을 보여준다.

앞서 에이콤은 지난 2002년에도 소설 『몽유도원도』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몽유도원도’)를 무대에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몽유도원’과는 별개의 작품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목도 다를뿐더러 ‘몽유도원도’는 김희갑·양인자 부부가 작곡과 작사를 맡았지만 ‘몽유도원’은 오상준이 작곡을, 양재선이 작사를 맡아 뮤지컬의 핵심인 ‘넘버’도 다르다.

7일 화성예술의전당에서 뮤지컬 '몽유도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사진 에이콤

‘명성황후’와 ‘영웅’을 만든 윤호진이 다시 ‘연출작’으로 무대에 올리는 건 지난 2018년 ‘명성황후’ 23주년 시즌 공연 이후 8년 만이다. 윤호진 연출과 여러차례 호흡을 맞춰온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안재승이 극작을, 김문정이 음악감독을 각각 맡았다.

안재승 작가는 “정절·복수 같은 감정을 동시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며 “플롯 구조는 디즈니 뮤지컬을 참조해 디즈니 작품에 등장하는 조력자 등을 작품에 도입했고,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조를 너무 복잡하지 않게 했다”고 설명했다.

국경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서사에 중점을 둔 한편 무대엔 ‘여백의 미’ 등 한국적 색채를 담았다. 윤호진 연출은 “무대·조명·영상 등 모든 시각적 요소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어우러지게 할 것”이라며 “관객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작품의 철학적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체험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에이콤은 이를 위해 대만 타이난응용과기대 멀티미디어&애니메이션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수묵영상디자이너 탁영환을 무대 디자이너로 영입했다.

음악은 ‘조화’에 초점을 맞췄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동서양 악기가 조화를 이뤘을 때 어떤 질감이 나타날 수 있을지를 염두에 뒀다”고 했다.

‘여경’에는 민우혁·김주택이, ‘아랑’에는 하윤주·유리아가 더블 캐스팅됐다. ‘도미’역은 이충주와 김성식이 연기한다. 여러 뮤지컬에서 활약한 다른 배우와 달리 하윤주는 첫 뮤지컬 도전이다. 그는 전통 성악인 정가 보컬리스트로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다. 하윤주는 “뮤지컬 특성상 서사가 돋보이게 하면서 정가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몽유도원’은 다음 달 22일까지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뒤 4월에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옮겨 공연을 이어간다. 제작진은 오는 2028년에는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남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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