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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에 美 1급기밀 팔아 넘긴 '희대의 배신자'…복역 중 사망

중앙일보

2026.01.07 05:23 2026.01.07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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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올드리치 에임스. AP=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이중 스파이'로 불렸던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올드리치 에임스가 84세 나이로 사망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교정국(BOP)은 종신형을 받고 메릴랜드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에임스가 전날 숨졌다고 확인했다.

31년간 CIA에서 근무한 에임스는 1985년부터 1994년 체포될 때까지 약 9년 동안 구소련과 러시아에 미국의 일급 기밀을 팔아넘겨 미국 정보당국 역사에서 '최악의 배신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당시 대소련 비밀작전과 해외 스파이 명단을 다루는 부서에 있었던 에임스는 100건 이상의 비밀 작전을 폭로하고, 해외에서 스파이 활동을 하던 30명 이상의 자국 요원들의 신원을 누설하는 대가로 막대한 돈을 받았다. 이 일로 최소 10명의 CIA 요원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빚을 갚기 위해 구소련 정보기관인 국가안보위원회(KGB)에 '이중 스파이'로 활동하며 CIA 요원들의 정보를 넘겼고, 그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파이들을 색출해 낸 KGB는 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했다.

에임스는 그 돈으로 고급 차량과 저택을 사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가다 의심을 샀고, CIA의 집요한 추적 끝에 9년 만에 적발됐다.

에임스는 체포 직후 조사에서 기밀정보 제공의 대가로 총 25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36억3000만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간첩·탈세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검찰은 "수년 동안 미국의 귀중한 정보 자산을 강탈해 국가 안보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에임스는 재판 과정에서 "빚을 갚기 위해 돈이라는 비열한 동기로 신뢰를 저버린 것에 대해 깊은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낀다"면서도 자신의 행위가 "미국의 중대한 안보 이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부차적인 사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CIA 국장이었던 제임스 울시는 에임스에 대해 "조국을 배신한 악랄한 자"라며 "잔혹한 배신자가 더 큰 집과 차를 원했기 때문에 우리 요원들이 죽었다"고 분노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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