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20%를 회복했다. K조선은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군함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내세워 ‘실속 장사’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7일 영국 조선해운시황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7678CGT(표준선 환산t수·3235척)로 집계됐다. 이중 한국은 21%인 1160만CGT(247척)를 수주해, 61%인 중국(3537만CGT·1421척)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2024년 17%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수주량이 8% 늘어난 덕에 다시 20%대를 회복하게 됐다. 중국은 같은 기간 수주량이 35% 줄었다.
문제는 글로벌 조선업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조선업체의 저가 공세도 심화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14.6%, 발주액은 15.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종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객원교수는 “신조선 가격이 완만하게 하락세를 보여, 발주처에서도 관망 심리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K조선은 고부가가치 선박과 군함 등 특수선 등으로 수주 전략을 세우고 있다. 컨테이너선·벌크선 시장은 중국에 내줬지만, LNG선은 기술 경쟁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조선·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K조선 빅3’는 지난해 수주액(363억 달러)보다 28.65% 많은 467억 달러(약 67조58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예상한다.
특히 HD현대(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는 올해 수주목표로 233억1000만 달러(약 33조7700억원)를 제시했는데, 지난해(180억5000만 달러)보다 29.14% 늘어난 수치다. 다른 두 회사는 수주목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다올투자증권은 한화오션 123억 달러(약 17조8100억원), 삼성중공업 111억 달러(약 16조원)로 추산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조선 빅3의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7조6165억원이다.
여기에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가 본격화하는 것도 호재다. 미국 군함 및 주요 구성품을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하거나 조달하는 것을 금지한 ‘번스-톨레프슨법’의 개정 가능성도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이 개정되면 한국에서 만든 블록과 깡통선체를 미국에 공급하는 길이 열리는데, HD현대·한화오션에겐 중요한 포인트”라며 “삼성중공업은 비록 전투함 포트폴리오는 없지만 파트너십을 통해 NGLS(미 해군 차세대군수지원함) 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일정부분 수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해 ‘마수걸이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주 선사와 1조4993억원 규모의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의 4만1000t급 화물 보급함 ‘USNS 세사르 차베즈’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수주했다.
양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LNG 광구가 늘며 LNG 운반선의 발주가 늘어났는데, K조선 업체의 고부가 선박 수주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약 3년 치의 일감이 확보돼있어, 올해 수주가 다소 부진해도 운영에 큰 타격은 없지만, 신조선가 하락과 발주량 부족이 수년간 지속하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