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온라인플랫폼 법안을 두고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진 가운데, 양국 간의 통상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하원 세출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상무·법무·과학(CJS) 등 관련 부처에 대한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의 부수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는 한국의 온플법 입법 추진을 ‘해외에서의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로 명시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검토 중인 온라인플랫폼 관련 입법이 비(非)미국계 경쟁사보다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중국에 거점을 둔 경쟁사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할 것이라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해당 법안이 미국 기술 기업과 대외 정책 이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세출 법안 시행 후 60일 이내에 위원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한다”고 요구했다.
온플법 내용은 지배적 플랫폼 기업을 사전에 지정해 자사우대, 끼워팔기 등 불공정 행위를 사전에 규율하는 ‘독점규제법’과 플랫폼에 입점한 납품업체 등의 권익 보호에 중점을 둔 ‘거래공정화법’으로 나뉜다. 미국은 이중 독점규제법 등이 구글 같은 자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지속해서 반대해왔다. 관련 입법을 추진하던 정부와 여당도 한·미 관세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관련 입법 논의를 중단해왔다.
최근 쿠팡 사태를 계기로 관련 규제 필요성에 힘이 실리며 온플법 입법 논의도 다시 시작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9일 온플법안을 발의했다. 온플법 중 거래공정화법 부분을 따로 떼어내 만든 여당의 단일안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달 31일 쿠팡 청문회에서 “우리나라는 대부분 선진국이 도입하고 있는 사전 규제를 못 하고 있고, 사후 규제 역시 경제적 제재가 너무 약하다”며 규제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와 의회 모두 온플법 등 한국의 플랫폼 규제에 대해 강도 높게 반대하면서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 당정의 부담이 커졌다. 앞서 USTR은 지난달 16일 “유럽연합(EU)과 유사한 디지털 규제를 추진하는 나라들에는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미 관세 협상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도 “한·미는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