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한 ‘인(仁·어짊)’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노력하는 평소의 생활 속에 있다. 그래서 공자의 제자 자하(子夏)도 “배우기를 넓게 하고(박학), 뜻을 독실하게 가지며(독지), 간절하게 묻고(절문), 현실을 바탕으로 가까이 있는 것으로부터 생각하면(근사), 인(仁)은 그 가운데 있게 된다”고 했다. “그 가운데 있다”는 것은 비록 박학·독지·절문·근사가 효(孝)나 제(悌·공경)나 충(忠)처럼 인(仁) 자체를 구현하는 실천 항목은 아닐지라도 박학·독지·절문·근사의 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이 밖으로 치달리지 않고 인의 실천을 향해 안으로 모이게 된다는 뜻이다. 이에 훗날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朱熹)도 박학·독지·절문·근사를 인을 닦는 방법으로 택하여 학자들이 실천해야 할 강령처럼 중시했다. 특별히 여조겸(吕祖謙)과 함께 근사라는 말을 취하여 주돈이·정호·정이·장재 등 선배 성리학자의 어록을 엮어 『근사록(近思錄)』이라는 교재를 편찬하기도 했다.
인류는 지금 편리한 AI의 도움에 매몰되어 박학·독지·절문·근사를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 AI는 눈치 빠른 진화를 스스로 거듭하는데 인류는 자진 퇴화하며 끝이 보이는 위험을 자초하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