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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더 비싸게 받는다"…日 유명 라멘집 '이중 가격' 논란

중앙일보

2026.01.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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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의 유명 라멘집에서 외국인 손님들에게 더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해당 매장 키오스크 화면. 사진 엑스 캡처

일본 오사카의 유명 라멘집에서 외국인 손님들에게 더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됐다.

논란의 시작은 해당 라멘집 점주가 올린 '중국인 출입 금지' 공지였다. 점주는 지난 4일 엑스에 "중국인 손님이 매장에서 문제를 일으켜 경찰을 불렀다"며 "이러한 외국인 손님 약 90%가 중국인이라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중국인 손님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해당 매장이 외국인 손님에게 더 비싼 가격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들은 해당 매장 키오스크 화면 사진을 공유하며 '이중가격'을 지적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일본어 메뉴와 한국어 등 외국어 메뉴의 가격이 서로 다르게 적혀있다. 일본어 메뉴 기준(세금 포함)으로 기본 라멘은 950엔(약 8800원)이고, 차슈 라멘은 1130엔(약 1만500원), 가장 비싼 파 차슈 라멘은 1350엔(약 1만2500원)이다.

동일한 메뉴의 한국어 가격은 각각 1500엔, 1900엔, 2200엔으로, 언어 설정에 따라 가격 차이가 약 1.7배에서 2.2배까지 발생했다.

해당 매장 구글 리뷰를 보면 '이중 가격'을 문제 삼는 글들이 이미 다수 올라와 있었다. 특히 한 한국인 손님은 "일본어로 주문하려고 보니까 직원이 와서 한국어로 주문하라고 했다"고 적었고, 또 다른 한국인 손님은 "가격이 이상해 일본어 메뉴를 보려 하자 직원이 이를 막았다"고 했다. 일본인 손님들도 "이런 인종 차별 가게 절대 가지 말라"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앞서 문제를 일으킨 중국인 손님 역시 외국어 메뉴에 있는 라멘을 먹은 뒤, 뒤늦게 이중 가격을 알아채고 이에 대해 항의하며 차액을 환불해 달라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긴 것이라고 7일 아베마타임즈가 보도했다.



점주 "외국인 메뉴는 특별한 구성이라 더 비싼 것"

해당 라멘집 점주는 7일 유튜브에 해명 영상을 올렸다. 사진 유튜브 캡처

논란이 커지자 해당 점주는 이날 유튜브에 해명 영상을 올렸다. 다만, 이는 "사과 영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영상에서 점주는 '중국인 출입 금지' 공지에 대해 "지난 4일 밤, 중국인 손님이 식사 후 돌연 화를 내며 환불을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져 영업이 30분간 중단되었고 결국 경찰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실제로 출입 금지를 시행 중인 것은 아니지만, 법적 검토를 거쳐 앞으로 고려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중 가격' 논란에 대해 점주는 "외국인 차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어 메뉴는 일본어를 모르는 손님이 주문 시 실패하지 않도록 '고기양이 많고 특별한 구성'의 메뉴(스페셜/프리미엄)로만 고정되어 있다"며 "이에 따라 가격이 높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라멘 특유의 복잡한 주문 방식을 일본어를 못하는 손님에게 일일이 설명하면 매장 회전율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시스템을 다르게 운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키오스크 첫 화면에 '일본어 이외의 언어를 선택할 경우 메뉴 구성과 가격이 다릅니다'라는 문구를 안내하고 있으므로 속인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점주는 "이중 가격은 해외에서도 흔한 일"이라며 "매장 직원과 단골손님을 지키기 위해 이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계 부서에 확인한 결과 위법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외국인 수요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에 코로나 시기 등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일본인 손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점주의 해명은 오히려 '사과 없는 변명'으로 받아들여져 구글 평점 테러와 불매 여론까지 감지되고 있다.

현지 언론과 네티즌들은 '외국인용 메뉴가 고기양이 많은 스페셜 메뉴이기 때문에 더 비싸다'는 주장에 대해 "손님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고 언어 설정만으로 비싼 메뉴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이중 가격은 흔한 일'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러한 방식이 일본 관광업계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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