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부모님이 자꾸 엉뚱한 얘기를 하고 평소와 다른 실수를 반복하신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사의 입에서 덜컥 ‘치매입니다’라는 말을 듣게 됐을 때 당신은 당장 뭐부터 해야 하는지, 혹시 아시나요? 믿을 만한 요양원은 대체 어떻게 찾는지, 혹시 알고 계신가요? "
부모의 치매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그 상황이 닥치면 뭘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위에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죠. 그러다 보니 온라인에 ‘치매의 증상’을 검색하며 불안에 시달리는 게 전부입니다. 온라인에서 설명하는 모든 증상은 마치 내 부모를 가리키는 것만 같은데 뾰족한 해결책은 없으니까요.
경제적 부담에 대한 공포도 만만치 않습니다. 간병비에 요양원까지 생각해야 할 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부모는 ‘치매의 치읓(ㅊ)자’만 입 밖에 꺼내도 질색하며 간단한 검사조차 받지 않겠다고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될 것 같은데 당장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갑갑한 상황, 어디 속 시원하게 설명해 줄 사람이 없을까요.
" 치매는 너무 익숙한 질환이지만, 동시에 너무나 모르는 병이기도 합니다. 흔하지만 모르니까 ‘두려운 병’이 돼버린 거죠. 치매를 자의로 막을 수 없건만 ‘절대 걸려서는 안 되는 병’이라 여기고 자신의 증상을 부인하기도 하죠. 그러니 문제 해결의 첫걸음은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겁니다. "
16년째 치매안심센터에서 일하며 치매 현장을 누비고 있는 홍종석(42) 사회복지사는 “한국인들은 치매에 대해 너무 많이 접하면서도 정작 제대로 아는 건 별로 없다”고 꼬집습니다. 그러면서 “제대로 알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치매에 걸려도 충분히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안심시킵니다.
" 치매 전문가를 활용하세요. 가족은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치매 환자의 모든 걸 해결해 줄 순 없어요. 그러니 전문가에게 손을 내밀어 주세요. 가족과 전문가가 함께 하면 할 수 있어요. 환자도, 보호자도 마음 다치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것, 그게 저희 같은 치매 전문가가 하는 일이니까요. "
그가 말하는 ‘치매 전문가’란 전문 의료인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오랜 기간 치매 환자와 보호자를 관리하며 치매의 다양한 실체를 속속들이 경험한 현장 전문가들을 포함하는 개념이죠. 치매 전문가인 홍 복지사가 최근 현장 경험한 내용을 모아 『치매는 처음이지?』(디멘시아북스)를 쓰고 강연 활동에도 활발히 나선 것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치매의 실체를 알리고 치매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해소하고 싶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