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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좀 잘 키워" 여학생들 발칵…강유미 영상이 쏜 '여혐 공방'

중앙일보

2026.01.07 14:10 2026.01.0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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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개그우먼 강유미의 유튜브 영상이 여성혐오 논쟁으로 번지며 학부모와 학생, 교사, 전문가들까지 가세한 공방으로 퍼지고 있다. 영상이 특정 집단을 조롱한 여성혐오 콘텐트인지, 아니면 중년 여성의 ‘내면화된 성차별’을 풍자한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고교 여학생들은 학내 여성혐오 현실을 고발하며 “문제는 영상이 아니라 교육”이라고 맞섰다.

논란의 발단은 강유미가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중년 남미새’ 영상이다. 이 영상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 수 146만 회를 넘겼고, 댓글은 1만6000개 이상 달렸다. ‘남미새’는 ‘남자에 미친 ○○’의 줄임말로, 남성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강유미는 영상에서 외아들을 둔 워킹맘이자 중년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아들을 과잉보호하며 남학생은 두둔하고 여학생과 여성에게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인물이다. “요즘 여자애들이 더 영악하다”, “여자애들이 때리면 같이 때리라고 가르친다”, “나는 나쁜 시어머니 예약” 같은 대사가 반복된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학부모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들 가진 엄마들을 희화화했다”, “여성 간 갈등을 부추기는 여성혐오 콘텐트”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현실에 존재하는 중년 여성의 내면화된 성차별을 풍자한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논쟁은 육아 커뮤니티를 넘어 학생들에게로 확산됐다. 중·고교 여학생들은 유튜브 댓글과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자신들이 학교에서 겪은 여성혐오 피해 사례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해당 글들은 캡처돼 빠르게 퍼졌고, 수천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강유미 유튜브 채널에 달린 학내 여험 피해 사례 댓글.

여학생들이 공유한 사례에는 “남학생들이 ‘계집’, ‘다리 벌려라’ 같은 말을 웃으며 한다”, “성 비하·패륜·일베 발언이 일상적이다”, “여학생 사진을 몰래 찍어 단톡방에 올린다”, “학폭위에 넘기면 오히려 괴롭힘이 심해진다”, “딥페이크 피해자다. 아들 좀 잘 키워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강유미 영상이 문제라면, 그보다 먼저 학교에서 벌어지는 여성혐오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들도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고학년만 돼도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 여성혐오 표현을 배워 학교에서 그대로 쓴다”며 “지적해도 스마트폰을 다시 보면 원점”이라고 말했다. 교사노조연맹 역시 “딥페이크나 불법 촬영 같은 범죄가 아닌 여성혐오 발언은 제재가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성차별과 교육의 공백을 드러낸 사례라고 진단한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현재 학교의 4대 폭력 예방 교육이 청소년의 젠더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현행 성교육만으로는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여성혐오를 다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유미의 영상은 웃음과 불편함, 공감과 반발을 동시에 불러왔다. 논쟁의 불씨는 영상에서 시작됐지만, 확산의 동력은 학교와 온라인 공간에 누적된 여성혐오 경험이었다. 해당 영상이 던진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누가 혐오를 만들고, 누가 이를 방치해왔는가’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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