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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 두 도시 올림픽, 경기장 키워드는 재활용·친환경

중앙일보

2026.01.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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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동 ·하계올림픽을 통틀어 두 도시가 분산 개최하는 사상 최초의 대회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음달 6일 개막하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20년 만이자 지난 1956년 코르티나담페초 대회까지 포함해 이탈리아에서 세 번째로 열린다. 역대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두 도시가 분산 개최하는 최초의 대회이기도 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꾸준히 유지한 단일 도시 개최 원칙을 깨고 서로 420㎞ 떨어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에서 각각 빙상과 설상 종목을 나눠 치르기로 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전체 종목을 총 4개 권역으로 나눠 배치했다. ▲밀라노 클러스터에선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비롯해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등을 담당한다. ▲코르티나담페초 클러스터는 여자 알파인 스키와 바이애슬론, 썰매, 컬링의 중심지다. ▲발텔리나·보르미오 클러스터는 남자 알파인 스키와 산악 스키, 프리스타일 스키, 스노보드 등의 종목을 치른다. 마지막으로 ▲발디피엠메 클러스터에선 스키점프, 노르딕복합, 크로스컨트리가 열린다. 폐회식 장소는 베로나 올림픽 아레나다.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의 중간 지점이다.

경기장을 권역별로 분산 배치한 건 역대 최고 수준의 재활용·친환경 대회로 치른다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대회 조직위는 앞서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유산을 살려 전체 경기 시설의 95% 이상을 기존 경기장을 증·개축하거나 리모델링해 사용한다. 이번 대회를 위해 새로 지은 경기장은 아이스하키 전용구장 산타줄리아 아레나(밀라노)와 썰매 종목을 치를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 정도다.

동계올림픽 성화를 채화하는 장면. 성화봉은 재활용 알루미늄과 황동 합금을 섞어 제작했다. AFP=연합뉴스
폐기물에서 회수한 금속으로 메달을 제작하고, 재활용 알루미늄과 황동 합금을 섞어 성화봉을 만드는 등의 노력도 곁들인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친환경과 재활용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 이번 대회 조직위 전략에 대해 “올림픽 개최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가 미래 올림픽의 중요한 이정표로 쓰일 것”이라 기대감을 표시했다.

변수도 있다. 개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일부 경기장이 여전히 공사 중이다. 준비가 부족할 경우 출전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는 물론, 부상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어 우려의 시선이 모아진다.

아이스하키 결승전이 열릴 산타줄리아 아레나는 당초 예정보다 한 달 가까이 늦춰져 이번 주말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최고 별들이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해 누빌 경기장이다 보니 공기 지연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아이스하키 결승전이 열릴 산타줄리아 아레나는 대회 개막을 한 달 앞둔 최근까지도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일정이 늘어진 건 설계 변경 이슈 때문이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은 NHL 선수들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18년 평창 대회부터 올림픽경기장 규격을 NHL 기준(길이 61m·폭 26m)에 맞추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 링크가 세로 방면으로 1m 짧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대회 조직위와 NHL 사무국이 치열하게 대립한 끝에 기존 설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 달 여의 시간을 허비했다.

조직위는 공사가 길어지자 지난해 12월에 잡아 놓은 테스트이벤트를 다른 경기장에서 치렀다. 완공 이후에도 빙질은 물론 라커룸 상태, 각종 편의 시설, 선수들의 동선 등 새 경기장의 필수 점검 요소들을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상태로 대회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리비뇨 스노파크는 인공 눈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슬로프를 완성하지 못 했다. AP=연합뉴스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를 치를 리비뇨 스노파크의 경우 눈 때문에 완공이 늦어지고 있다. 자연 강설량이 당초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쳐 부랴부랴 인공 눈 생산 시스템을 추가하느라 공사가 지연됐다. 설상 종목을 치를 슬로프를 만들 땐 눈을 뿌린 뒤 단단히 눌러 굳히고, 그 위를 다시 새 눈으로 덮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이 충분히, 꼼꼼히 이뤄져야 날씨 변화와 상관없이 일정한 설질을 유지할 수 있다.

조직위는 뒤늦게 53대의 스노 캐논(인공 눈 제작 설비)을 동원해 제설(制雪)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벼락치기로 조성한 슬로프가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낼 지는 미지수다.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 엠블럼. 로이터=연합뉴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재활용과 친환경을 핵심 화두로 내세운 이번 대회에 대해 "올림픽 개최의 뉴 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AFP=연합뉴스



송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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