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과도한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평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펴냈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는 최근 이런 내용의 ‘공교육 혁신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국교위가 지난해 5차례 진행한 공교육 혁신방안 전문가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을 의제별로 정리했다. 향후 국교위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계획 수립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보고서엔 과도한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 해법으로 “고교 및 대학 서열화가 해소돼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유·초·중·고 교육의 최종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대학 입학 단계에서 대학서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 어떠한 교육 개혁도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학 서열화를 없애기 위한 방안으론 ‘대학평준화’가 제안됐다. 그러면서 “사립대 비중이 전체 대학 중 87%를 차지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정부 주도의 일괄적 대학평준화는 위헌 요소를 지니고 있다”며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평준화에 참여하도록 전폭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가운데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긍정적인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됐다. 전문가들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각 지역에 좋은 대학이 생기고 지역균형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는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 수도권 대학 중심의 대학 서열 체제를 깨뜨리는 데에는 한계”라고 부연했다.
고교 서열화 완화를 목적으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고·국제고에도 과학고와 마찬가지로 의·약학계열 진학 제한 정책 등을 적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상위권 학생들이 대입에 유리한 자사고·외고·국제고로 쏠리면서 이들 학교와 일반고의 격차가 벌어지고, 고교서열화와 경제·지역별 교육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도한 입시 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상대평가 위주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내신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고서에 담겨있다. 수능의 경우 현행 9등급 상대평가가 아닌 ‘5등급 절대평가’를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전체 등급을 5개로 분류, 각 등급별 비율을 20%로 정하고 원점수 80점 이상이면 1등급, 70~79점은 2등급 등을 주는 식이다.
내신 절대평가는 최대 상위 30%까지 1등급을 주되, 성적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20% 초과 30% 이하 학생들에게는 ‘1-’ 등급을 주는 보조등급제를 보완책으로 도입하자는 제안이 논의됐다.
보고서에는 이밖에 대입 수시와 정시 입학전형을 합치고,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담겼다.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으로는 전과목 성취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제안한 김경범 서울대 교수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고통과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제안”이라며 “이들 정책을 현실화하려면 보다 심도깊은 논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세부 방안을 마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