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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 1년 날린 김도영, 연봉도 절반 날아갔다

중앙일보

2026.01.0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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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김도영(가운데). [뉴시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신음했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김도영(23·사진)의 연봉이 결국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연봉 조정을 놓고 구단과 선수 측의 긴 줄다리기가 이어졌으나, 결과적으로 구단이 판정승을 거둔 모양새다. KIA와 김도영은 8일 2026시즌 연봉 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KIA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기존 5억원에서 50% 줄어든 2억5000만원에 합의했다. 일부 옵션이 있지만 사실상 반 토막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김도영은 2024년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라는 역사적인 성적으로 KIA를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당시 연봉은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수직 상승하며 역대 4년 차 최고액 기록을 썼다. 하지만 지난해는 부상 잔혹사였다. 3월 개막전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시작으로 복귀와 이탈을 반복하다 결국 8월 시즌 아웃됐다. 단 30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고과 점수는 급락했고 연봉 삭감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번 협상의 쟁점은 삭감 폭이었다. 구단은 30경기 출전이라는 객관적 수치를 근거로 대폭 삭감을 주장했고, 선수 측은 유니폼 판매로만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마케팅 기여도를 고려해달라고 맞섰다. 통상 연봉 협상은 고과를 원칙으로 하되 간판스타의 자존심을 배려하기도 한다. 과거 KT가 부상으로 부진했던 강백호의 연봉을 동결하며 기를 살려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KT는 성적보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상징성과 예비 FA 프리미엄을 우선시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하지만 KIA는 냉정했다. 우승팀에서 지난해 8위로 추락한 팀 성적이 명분이 됐다. 구단은 정해진 고과 시스템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잘했을 때 파격적으로 대우한 만큼, 부상 공백 시에도 냉정한 성과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특히 삭감 대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김도영에게만 예외를 둘 경우 팀 전체의 형평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힘을 얻었다. 4억원 수성은커녕 3억원 선을 지킬 수 있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야구계의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12일 마감인 연봉조정신청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기한을 나흘 남기고 최종 합의에 도달하며 파국은 면했다. 100억 매출의 스타라도 그라운드에서 증명하지 못하면 연봉은 깎인다는 프로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 사례다. 협상을 마무리한 김도영은 이제 부활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그는 9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 캠프지인 사이판으로 출국한다.





고봉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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