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②=정석이란 미묘한 존재다. 같은 정석이라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차이가 난다. 그래서 수순을 암기하는 데서 나아가 수순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흑1로 젖히고 3으로 끊어 본격적인 AI 정석에 진입한다. 백이 4를 선택하면 흑은 5로 단수한다. 박정환 9단은 여기서 백6으로 달려갔는데 추이를 봐가며 A로 따낼지 B로 끊을지를 결정하려고 한다. 정석은 정석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중반 전투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스웨 9단도 7로 협공했다.
◆실전 진행=먼저 실전을 본다. 박정환은 백1, 3으로 전투를 선택했다. 꼭 그럴까. 아니다. 아직은 동태를 보고 있다. 백 두 점은 아직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흑4는 올바른 방향. 위쪽 흑은 A가 선수여서 생각보다 강하다. 여기서 백은 예정대로 5로 씌웠고 흑도 망설임 없이 6, 8로 절단했다. 바둑이 초장부터 포연이 자욱하다.
◆난전=끊는 대신 흑1, 3으로 곱게 받아주는 수(실리를 챙기는 수)는 어떨까. 이 경우 AI가 제시하는 백4, 6이 놀랍다. 백A가 아니고 6까지 들어가는 수는 일대 난전을 예고하는 굉장한 강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