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쿠데타·사찰·계엄…‘막후 권력’ 방첩사, 49년 만에 해체된다

중앙일보

2026.01.08 07:4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 홍현익 분과위원장(가운데)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방첩사 해체 방안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국군방첩사령부가 해체 수순을 밟는다. 안보수사 기능 등 이관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이 현실화할 경우 방첩사는 1977년 모태인 국군보안사령부가 창설된 이후 4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국방부 장관 직속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8일 방첩사의 안보수사, 방첩정보, 보안감사, 동향조사 등 기능의 이관이나 폐지 등을 권고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홍현익 위원장 겸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 위원장은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군방첩사령부를 발전적으로 해체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구체적으로 자문위는 방첩사의 안보수사 기능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하도록 권고했다. 방첩정보 기능은 전문기관인 국방안보정보원(가칭)을 만들어 방첩·방산·대테러 관련 정보활동과 사이버 보안 등의 업무를 맡도록 했다. 국방안보정보원장은 군무원 등 민간 인력으로 임명하고 조직 규모도 적정수준으로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보안·감사 기능은 중앙보안감사단(가칭)을 신설해 장성급 인사검증, 중앙보안감사, 신원조사 등을 맡기기로 했다. 다만 인사첩보·세평수집·동향조사 등 기능은 폐지한다. 자문위는 신설되는 국방안보정보원과 중앙보안감사단의 설치 근거 마련을 위한 법률을 제정할 것도 권고했다. 국방부 직할부대의 설치 근거는 대통령령이다. 자문위 관계자는 “대통령령으로 하면 정책적 판단에 따라 원상복귀될 가능성도 있기에 법률로 하면 좋겠다고 권고안으로 밝혔다”고 설명했다.

자문위는 신설기관에 대한 통제장치를 강화하라는 권고도 내놨다. 홍 위원장은 “국방부 내에 국장급 기구인 정보보안정책관실을 신설해 국방안보정보원과 중앙보안감사단 및 국방정보본부의 업무를 지휘·통제하고 군의 정보·보안 정책 발전을 총괄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 수사, 방첩정보, 보안감사 기관 간 업무를 공유·연계할 수 있도록 안보수사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주원 기자
국방부는 권고안을 토대로 방첩사 해체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방첩사에 집중됐던 너무 많은 권한을 이관하고 각각 견제와 균형을 추구한다는 권고안에 국방부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을 두고 일각에선 방첩정보와 수사권이 분리되면서 안보수사 기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방첩 기능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이전된 이후 현저히 약화됐다”며 “방첩사 해체를 할 때가 아니라 방첩사의 책임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자문위 관계자는 “이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정보원 안보협의체처럼 협의체를 만들어 빠르게 기능이 넘어가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보안 조치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군 안팎에선 그간 안보수사, 방첩정보 등 광범위한 권한을 가진 방첩사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방첩사의 전신인 국군보안사령부는 1990년 민간인 사찰 폭로 사건이 불거지자, 정치 개입 근절을 약속하면서 1991년 국군기무사령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후에도 2014년 세월호 유가족 동향 수집,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선 ‘계엄 문건’ 의혹이 확산하면서 개편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다.





심석용([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