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45)씨는 코스피가 장중 4600선을 넘은 지난 7일 갖고 있던 국내 주식 중 절반을 팔았다. 주가가 짧은 기간 너무 많이 올랐다는 생각에 일부를 팔아 수익을 냈다. 김씨는 “코스피가 지금보다 5% 넘게 내려가면 남은 국내 주식도 다 팔 계획”이라며 “그 돈으로 장기 투자 중인 미국 원자력 관련 종목을 좀 더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장중 46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고쳐 쓰고 있지만 한국 투자자의 시선은 여전히 미국 시장을 향하고 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들은 새해 들어 4거래일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1일부터 7일까지 누적으로 사들인(순매수) 미국 주식만 12억8277만 달러(약 1조8600억원)어치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연말까지 매도가 앞섰는데, 새해 들어 방향을 바꿨다. 한국 투자자는 1일 하루에만 5억435만 달러(약 7311억원)어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7일 기준으로도 3억996만 달러(약 4493억원) 상당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대로 그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2946억원을 순매도했다. 테슬라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팔란티어·알파벳 등이 한국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한국 시장은 변동성이 큰 반면, 미국 증시는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연간 10~20%의 지수 상승이 기대돼 중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고 옮겨가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끌고 가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률이나 선택지 관점에서 제약이 있다”며 “반면에 미국 주식은 대형주뿐 아니라 작지만 성장성 강한 종목 등 선택지가 넓다”고 말했다.
비과세 ‘체리피킹’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는 연간 단위로 부과된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 주식을 매도한 후 새해 들어 다시 미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떨어질(환율은 상승) 것이라는 기대도 미국 증시 베팅을 부추긴다. 투자수익에 더해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어서다. 이는 원-달러 환율에도 부담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 1450원대로 다시 내려앉았다.(환율은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