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양민혁(19, 코번트리)의 시선은 여전히 '월드클래스'에 가 있다. 그리고 그 기준점은 한결같다. 필 포든(26, 맨시티)이다.
코번트리 시티는 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소속 윙어 양민혁을 시즌 종료까지 임대 영입했다"라고 발표했다. 양민혁은 포츠머스 임대를 조기 마무리한 뒤 원소속팀 토트넘으로 복귀했고, 곧바로 코번트리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 합류 이후 양민혁은 임대를 통해 꾸준히 실전 감각을 쌓아왔다. 지난 시즌에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포츠머스로 향했다. 시즌 초반에는 존 무시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결정적인 장면도 만들었다. 지난달 30일 찰튼 애슬레틱전.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주며 흔들리던 상황에서 양민혁은 개인 기량으로 수비를 벗겨내며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강등권과 맞닿아 있던 포츠머스에 값진 승점 3점을 안긴 한 방이었다.
흐름은 이어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조기 복귀'라는 결단을 내렸다. 기대했던 만큼의 출전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민혁이 결승골을 기록한 직후 경기에서 포츠머스가 0-5로 패했음에도, 그는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이후 토트넘과 포츠머스는 협의를 거쳐 임대 조기 종료에 합의했다.
새로운 무대는 코번트리였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이끄는 코번트리는 올 시즌 챔피언십에서 15승 7무 4패(승점 52)를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 중이다. 2위 미들즈브러와의 격차는 6점.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가장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팀이다.
양민혁은 램파드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나를 어떤 역할로 쓰고 싶은지, 팀 안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해주셨다. 그 점이 이 팀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코번트리는 양민혁을 소개하는 짧은 인터뷰 영상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별명을 '미니'라고 소개했고, 강점으로는 "마무리, 드리블, 스피드"를 꼽았다. 우상을 묻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필 포든의 이름을 꺼냈다.
포든은 영국 선수지만 남미 스타일을 떠올리게 하는 뛰어난 테크닉과 전진성을 지닌 공격 자원이다. 부드러운 퍼스트 터치와 볼을 발에 붙이는 기본기, 민첩한 방향 전환을 바탕으로 온더볼 플레이가 강점이다.
퍼스트 터치 직후 빠른 턴 동작으로 패스나 슈팅 각을 만드는 움직임은 그의 대표적인 트레이드마크다. 데뷔 초반에는 신체적 약점이 지적됐지만, 현재는 균형감각·탄력·가속력 모두 준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드리블 후 가속, 몸싸움 상황에서도 밀리지 않는 플레이가 자주 나온다. 패스와 킥 정확도가 높아 연계, 키패스, 전환 패스, 크로스까지 공격 전반에 영향력을 미친다.
포든은 특유의 빠른 슈팅 타이밍과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스나이퍼'라는 별명도 얻었다. 펩 과르디올라의 복잡한 전술을 소화할 만큼 축구 지능과 포지션 이해도가 높다. 25세의 젊은 나이로 성장 여지가 크며, 최근에는 플레이메이킹 능력까지 발전하고 있다.
강원FC 시절부터 이어져 온 선택이다. 양민혁은 기술과 템포, 공간 활용에서 포든을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꾸준히 언급해왔다. 측면과 중앙을 자유롭게 오가며 경기를 읽는 방식, 좁은 공간에서의 결정력 모두가 그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진행자가 "함께 뛰어본 선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는 누구냐"고 묻자, 양민혁은 손흥민의 이름을 짧게 언급했다. 토트넘 합류 직후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한 경험이었다. 손흥민 역시 한국에서 열린 고별전에서 "짧았지만 많이 친해졌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양민혁의 축구적 기준과 롤모델은 분명하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포든처럼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해왔다. 코번트리에서의 도전은, 그 목표를 현실로 옮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시험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