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등 빠른 고령화 속에 2030년에 국내 총진료비 규모가 191조 원에 달할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질병 구조도 만성화·고령화되며 치매, 정신질환 등의 진료비가 크게 늘 것이란 예측이다.
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질환별 건강보험 진료비 추계 및 분석 연구' 보고서에서 유병률 변화와 의료기술 발전 등 비(非)인구학적 요인을 통합 분석한 결과, 2030년에 총진료비가 약 189조 원에서 최대 191조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110조 원과 비교하면 7년 새 80조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국내 총진료비는 지난 2004년 약 22조 원에서 2023년 약 110조 원으로 20년 사이 5배 이상 늘었다.
질환별 지출 순위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질환은 2023년 4위에서 2030년 3위로 올라서고, 정신 및 행동장애는 8위에서 5위로, 신경계 질환은 11위에서 7위로 급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정신 및 행동장애의 경우 10~30세에서 두드러지며 청년층 수요가 확대되고, 80세 이상에서도 정신 및 행동장애에서 유병률이 늘면서 전 세대에 걸쳐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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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료비 2030년 4.4조로 증가
치매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진료비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향후 국가 보건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에 치매 진료비는 최대 4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010년 7797억 원이었던 치매 진료비는 2023년 3조 3373억 원으로 4.3배 늘었다. 치매 의료이용자 수 역시 같은 기간 약 24만 7000명에서 83만 5000명으로 3.4배 이상 증가했다. 입원 진료비의 경우 2010년 6770억 원에서 2조 6260억 원으로, 약국 진료비의 경우 509억 원에서 4755억 원으로 급증했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진료비 증가는 인구 증가·고령화 외에도 질환 구조 변화, 의료이용 행태 다양화 등 비인구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인구학적 요인에 기반한 단순 추계 방식이 질환별·연령별 수준의 변화나 특정 질환군의 지출 급증 등 의료 현장의 복잡한 변화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향후 진료비 모니터링은 단순히 총량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질환별 발생과 유병 현황을 반영한 정밀한 시스템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치매와 같이 돌봄과 의료가 복합된 질환에 대해서는 요양보험과의 연계 분석을 통한 포괄적인 재정 전망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