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이라는 여론이 ‘적격’ 의견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역·연령·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부정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9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적합하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반면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47%로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의견 유보는 37%였다.
지역별로는 호남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부적합’ 응답이 ‘적합’을 앞섰다. 호남에서도 ‘적합’은 23%에 머물렀다. 연령대별로도 전 세대에서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정치 성향과 지지 정당별 분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적합하다’는 응답은 28%에 그쳤고,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37%였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해 긍정 평가를 한 응답자 중에서도 이 후보자를 ‘적합하다’고 본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진보층에서도 ‘적합’ 응답은 25%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 여론은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과 인턴 직원에게 폭언을 했다는 녹취가 공개되며 ‘갑질 논란’에 휩싸였고, 강남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부양가족 수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최근 보좌진에게 심야에 전화를 걸어 모욕적인 언행을 한 추가 음성 파일을 공개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도덕성과 공직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례”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통합형 인사라는 지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0%로 직전 조사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갤럽은 최근 중국 국빈 방문 등 외교 일정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갤럽은 “이혜훈 후보자 자질 논란과 여당 원내대표 사퇴 등 정치 현안이 대통령 직무 평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1.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