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이하 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낸 분석이다. 중국이 군비 경쟁에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취지다. 미국이 내년 국방예산을 50%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대응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SNS를 통해 “‘꿈의 군대’를 구축해 미국의 안전과 안보를 지켜야 한다”며 “2027년 국방예산은 1조 달러(약 1458조원)가 아니라 1조5000억 달러(약 2187조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2026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국방예산은 9010억 달러(약 1314조원)다. SCMP는 연초 베네수엘라를 공습한 트럼프의 이런 주장에 중국을 포함한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먼저 국방예산 50% 증액 주장은 “허황됐다”고 전제했다. 지난해부터 미국에 무역 흑자를 내는 국가를 상대로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했고, 늘어난 세입이 국방 예산 증가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게리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대폭적인 국방 예산 증액 요구는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증가와 미·중 간 기술 격차 축소에 따른 안보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프의 행보에 대해 “베이징도 국방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대만을 중국 영향권으로 편입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질수록 절박감이 더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이미 군사력 증강의 페달을 밟고 있다. 2021년 국방비를 전년 대비 6.8% 늘린 데 이어 2022년 7.1%, 2023년부터는 전년 대비 7.2% 증가율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국방비는 1조7846억 위안(약 356조6387억원) 수준이다.
로이터는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을 크게 웃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뒤 중국의 국방 예산은 10여 년 만에 2.5배 이상 불었다. 로이터는 “중국의 전투 준비 태세 강화라는 표현은 대만 주변에서 더 잦은 군사 훈련의 전개를 뜻한다”고 짚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 규모 해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증액은 베이징의 지정학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AP는 “중국의 실제 국방 지출은 공식 수치보다 최대 40% 더 많을 수 있다”며 스텔스 전투기, 항공모함, 핵전력 확충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