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지난해 1~3분기 흑자 행진을 이어오던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좀처럼 전기차 수요가 늘지 않으면서 고수익 배터리 물량이 줄어서다. 올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으로 반등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4분기에 영업손실 122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은 줄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전환이다. 분기 기준으로 2024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적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서 받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3328억원)을 제외하면 4분기 영업손실은 4548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4분기 매출액은 6조1415억원으로, 전기 대비 7.7% 증가했다. 북미 ESS 생산을 확대했고 원통형 배터리 물량도 일부 고객사의 신규 모델 출시 효과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1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는 미국발 정책 변화 등으로 인한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영향이 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고수익 배터리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 ESS 생산라인을 추가 가동하면서 초기 비용 부담이 늘어난 점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북미 EV향 고수익 제품의 출하가 감소한 영향에 더해 미국 조지아주 구금사태로 인한 운영의 일시적 영향 등으로 4분기 단기적인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캐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은 ESS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최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ESS 사업의 성장 잠재력 실현 등을 추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구조적 경쟁력 강화의 노력이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전환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 지난해 실적은 매출 23조6718억원, 영업이익 1조346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7.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3.9%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