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성향 소형 회사들, 적극 진출 의향…"단기적으로 메이저 선택은 어려워"
9일 트럼프-메이저 경영진 투자논의 회동 주목…"트럼프가 원하는 건 메이저"
오일공룡들 몸사리는 베네수엘라 석유, 와일드캐터는 달려든다
모험 성향 소형 회사들, 적극 진출 의향…"단기적으로 메이저 선택은 어려워"
9일 트럼프-메이저 경영진 투자논의 회동 주목…"트럼프가 원하는 건 메이저"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무기한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정작 미국의 메이저 석유기업들은 높은 사업 위험을 우려해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 참여에 아직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이와 달리 '와일드캐터'(Wildcatter)로 불리는 소형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사업 참여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와일드캐터 사업가들은 베네수엘라 거래를 따내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이후에도 여전히 베네수엘라 재진입의 위험성을 따지고 있는 메이저 기업들보다 앞서가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 참여에 적극적인 사업가 중 상당수는 과거 베네수엘라에서 근무한 적이 있거나 현지에서 거래를 성사한 경력을 갖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풀리고, 투자금까지 확보된다면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현지 석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캐나다 석유 기업인 뉴스트래터스에너지 최고경영자(CEO) 호세 프란시스코 아라타는 미국이 제재를 해제할 때에 대비해 베네수엘라 동부 4곳의 유전 운영권을 이미 확보해둔 상태라면서 베네수엘라 정국을 수개월째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인 출신인 그는 우고 차베스 정권의 석유 국유화 조치 전까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서 오랫동안 일했다가 콜롬비아로 이주했다.
그는 "1월 2일 새벽 2시 이후로 내 전화기는 쉬지 않고 울리고 있다"며 "우리는 과거 그곳에 있었고, 베네수엘라인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어떻게 운영해야 할 줄도 알고 있고, 필요한 투자를 기꺼이 하겠다는 투자자 그룹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셰브런의 전 라틴아메리카 총괄이던 알리 모시라도 FT에 자신이 운영하는 아모스 글로벌 에너지 매니지먼트가 남미 국가 투자를 위해 2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재벌이자 공화당 큰손 기부자인 해리 서전트 3세는 미국의 메이저 기업들이 미국의 석유 메이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기 전까지 소규모 사업자들이 베네수엘라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베네수엘라는 메이저 기업들의 (투자) 선택지가 되기는 어렵다"며 "이들에게는 질문에 답해야 할 주주들과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있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법치 이행 경로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주요 석유 기업들에 베네수엘라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메이저 기업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확실한 보장'을 얻기 전까지는 움직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주 초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투자할 경우 "미국 정부가, 혹은 판매 수입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경영진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에이머 보너 셰브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일 비공개 투자자 미팅에서 신중한 발언을 내놨고, 베네수엘라 사업을 확대하는 계획을 시사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셰브런은 현재 베네수엘라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미국 내 유일한 라이선스 보유 기업이다.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의 향후 태도는 9일 백악관에서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과 석유 메이저 기업 경영진 간 만남 이후 좀 더 구체화할 전망이다.
모험적 성향의 와일드캐터들이 베네수엘라에 석유 사업에 먼저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사업 초기 일정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 기업이 결국 자본력의 한계 등의 이유로 소형 유전 사업에만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석유업계에 자문하는 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 이사회 구성원 에바난 로메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큰 기업들"이라며 "우리는 자금력과, 노하우, 기술을 갖추고 제 대형 설비 제작업체와 엔지니어들을 동원할 수 있는 기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베네수엘라가 그간 미국의 제재로 수출하지 못해 저장고와 유조선에 쌓아둔 원유 3천만∼5천만배럴을 미국을 통해 판매하기로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미국의 대형 정유업체인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로이터 통신에 베네수엘라 원유 입찰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미국 걸프 연안에서 베네수엘라에서 나는 중질유 사용에 최적화된 정유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정유사인 시트고 페트롤리엄도 향후 해당 원유 경매가 향후 진행된다면 참여를 원한다고 이 회사 소식통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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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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