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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강선우에 1억원 전달’ 자술서 제출…김병기 의혹 관계자도 줄소환

중앙일보

2026.01.09 00:04 2026.01.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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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무소속 의원. 뉴스1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무소속(당시 민주당 소속) 의원에게 공천 대가 뇌물 1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경찰에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자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김 시의원은 오는 12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시의원 측은 최근 강 의원 등이 연루된 공천 대가 뇌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자신이 받는 혐의와 관련한 자술서를 제출했다. 김 시의원은 ‘강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넸다가 이후 돌려받았다’는 취지로 자술서를 작성하며, 사실상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관련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강 의원은 “현금 전달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고 밝혔는데, 김 시의원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의 자술서를 경찰에 제출한 셈이다.


해당 사건이 공공범죄수사대에 배정된 지난해 12월 31일 출국해 현재까지 미국에 머물고 있는 김 시의원은 오는 12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경찰은 김 시의원이 입국하는 즉시 출국을 금지하고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김 시의원은 지난 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쇼(CES 2026)에 참석한 모습이 확인되며 논란이 일었고, 이어 7일 오후 10시 50분쯤에는 텔레그램을 탈퇴한 사실이 알려지며 증거 인멸 의혹도 불거졌다.



“김병기 측에 돈 줬다가 돌려 받았다” 탄원서 쓴 구의원 조사

경찰은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후엔 전직 동작구의원 김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3시간 동안 조사했다. 김씨는 다른 전직 구의원 전모씨와 함께 김 전 원내대표 측에 총 3000만원을 건넸다가 수개월 뒤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경 서울시의원. 사진 서울시의회

해당 사건 수사는 김씨와 전씨가 작성한 탄원서에서 비롯됐다. 김씨는 “총선을 앞둔 2020년 정치 자금 지원을 요구 받아 김 전 원내대표 집에 방문해 현금 2000만원을 (김 전 원내대표) 부인에게 직접 전달했다. 그해 6월 김 전 원내대표 사무실에서 부인이 ‘딸 주라’며 새우깡 한 봉지를 담은 쇼핑백을 건네줘 받았더니, 쇼핑백 안에 2000만원이 담겨있었다”고 탄원서에 적었다. 이들이 작성한 탄원서는 지난 2023년 12월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전 원내대표의 비위 의혹을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알릴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며 ‘탄원서에 적힌 내용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조사가 다 끝난 오후 1시 쯤에도 김씨 변호인은 “있는 그대로 다 얘기하고 왔다”고만 말했다. 전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 받은 전씨 측 변호인은 “탄원서 내용은 전씨가 1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라며 “이외에 주고받고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의혹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탄원서 내용처럼 금품을 건넨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씨와 전씨 역시 공여자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9일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측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동작구의원 김모씨가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제기된 의혹이 많은 만큼, 경찰은 관련자 조사에 속도를 내면서 강제수사 또한 검토 중이다. 다만 한편에선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이 증거를 인멸하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면서 수사를 둘러싼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 의원실에서 10년째 근무 중인 수행비서 배모씨는 지난 5일 텔레그램을 탈퇴 후 신규 가입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각종 의혹을 폭로 중인 전직 비서관 김모씨가 지난해 11월 동작경찰서에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배씨는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의 숭실대 편입학 특혜 의혹,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수사 무마 의혹 등에 연루 돼 있다. 김 전 비서관은 “배모씨를 조사해달라고 동작서에 콕 짚어 요청했었는데도 반응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20년 전씨에게서 뇌물을 받아 김 전 원내대표 측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지희 동작구의원이 최근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에서 아이폰으로 기기를 교체한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전경. 뉴스1

경찰 내부에서도 “이번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국민 신뢰를 다신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이날 “경찰의 미온적 대응 논란은 개별 사건을 넘어 국가 수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근본부터 흔드는 사안”이라는 취지로 입장문을 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관련 의혹이 제기된 당시 수사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으며, 향후 모든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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