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자 테니스의 현재를 이끄는 두 거인이 한국에서 맞붙는다.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세계 랭킹 1,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현대카드 슈퍼매치를 통해 한국 팬들과 만난다.
두 선수는 9일 서울 영등포구 현대카드 본사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14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 팬들의 환영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맞대결은 10일 오후 4시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다. 이번 경기는 타이틀이 걸린 공식 대회는 아니다. 하지만 오는 18일 개막하는 새해 첫 번째 메이저대회 호주 오픈을 앞두고 세계 남자 테니스 ‘양강’이 정면 충돌한다는 점에서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국내외 테니스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알카라스는 “올해 첫 경기를 신네르와 함께 한국에서 치르게 돼 의미가 크다”면서 “호주오픈을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몸 상태를 점검하는 무대이자, 라이벌과의 경쟁을 다시 가동하는 출발선으로서 의미를 부여했다.
신네르도 한국 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공항에서부터 많은 팬들이 환영해줘 좋은 에너지를 잔뜩 받았다”며 “내일 코트에서 즐거운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2001년생 신네르와 2003년생 알카라스는 최근 2년간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나란히 네 차례씩 나눠 가진 현존 최강의 승부사들이다. 이날 나란히 입장한 두 선수는 라이벌이자 동반자라는 관계를 숨기지 않았다. 신네르는 “카를로스는 나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선수”라며 “정상급 선수가 되기 전부터 맞붙으며 특별한 재능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알카라스 역시 “서로의 기량을 100% 끌어내는 건강한 경쟁 관계”라며 “이런 라이벌 구도는 서로에게 매우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다.
기자회견 중 팬들로부터 ‘한 팀을 이뤄 복식 경기에 나설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두 선수는 활짝 웃으며 “예전에도 비슷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며 “우리는 단식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이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깜짝 이벤트로 팀을 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네르는 “내일 경기는 호주 오픈과는 또 다른 성격의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알카라스는 훌륭한 엔터테이너다. 여기에 내가 더해지면 팬들이 즐길 만한 경기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두 선수는 현대카드 본사 1층에 마련한 탁구대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하루 뒤 맞대결을 준비했다. 정상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두 젊은 챔피언이 한국에서 벌일 진검승부가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