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여당 승리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새해에도 ‘야당 승리론’과의 격차를 갈수록 벌리는 추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명 개정 등 쇄신을 통한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의혹’ 징계를 둘러싼 내홍이 쇄신 효과를 반감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43%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33%에 그쳐 ‘여당 승리’와 ‘야당 승리’의 격차가 10%포인트에 달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양측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첫 조사 당시 ‘여당 승리’(39%)와 ‘야당 승리’(36%)는 오차범위(±3.1%포인트) 내 팽팽한 접전 양상이었다. 하지만 11월과 12월에는 ‘여당 승리’가 42%를 기록한 반면 ‘야당 승리’는 각각 35%와 36%에 머물렀다. 그러다 새해 첫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밖인 두 자릿수까지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은 26%로 한 달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직전 조사인 3주 전에 비해 5%포인트 오른 4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 정당의 격차도 19%포인트 차이로 커졌다.
국민의힘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수도권 의원은 “장동혁 대표의 쇄신안에 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이 없었고 지명직 최고위원도 ‘친윤’ 색채가 짙다 보니 중도층이 우리를 ‘믿을 만한 정당’으로 생각 안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광역단체장도 “장 대표가 당심에 소구하는 쪽으로 지방선거 공천 룰을 손 보려고 하니 민심이 더욱 악화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쇄신을 통해 민주당과의 차이를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당명 개정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9일부터 사흘간 책임당원(3개월 이상 1000원 이상 납부한 당원)을 상대로 휴대전화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을 통해 당명 개정 찬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새 당명에 대한 아이디어도 취합하고 있다. 찬성 여론이 우세하면 내달 말까지는 당명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유능한 정책 정당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기자 간담회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변수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계파 갈등이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한 전 대표 측은 “이호선씨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당무조사 결과에서)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한 전 대표 또는 가족이 작성한 것처럼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이호선씨의 허위 주장을 그대로 유포한 사람이나 배후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9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 “(당무감사위) 조사는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으며, 조사 결과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책임은 의문의 여지 없이 확인됐고, 법적 책임 역시 상당히 개연성 높은 상태로 확인됐다”며 “한 전 대표가 주장하는 ‘자료 조작’은 사실도 아닐 뿐더러 사건의 쟁점 중 부수적·부차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고소라는 법적 공세로 진실을 덮으려 하기보다는 억울함이 있다면 윤리위원회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공식 절차에 소명하는 게 전직 당 대표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자세”라고 했다.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작 장예찬은 고소하지 못하고, 애꿎은 사람들만 괴롭히는 게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라며 “정치 검사 특유의 법꾸라지 기질로 이호선 위원장을 고소해봤자 2개의 IP에서 5개 가족 명의 글이 1000개 이상 작성됐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썼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날 한 전 대표가 “장동혁 대표는 내 스태프였다”는 발언에 대해 “오만방자한 소리일 뿐 아니라, ‘나 왕년에 말이야’ 같은 구태한 언어”라며 “때론 침묵의 시간을 갖길 정중히 권한다”고 적었다.
이런 가운데 한 전 대표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9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국민의힘 관계자는 “2월부터는 선거 준비로 바쁘기 때문에 1월 말까지는 무조건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리위가 한 전 대표에 대해 제명 등 중징계를 의결하면 내홍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친한계 초선 의원은 “불법적으로 한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당원들이 한 전 대표에게 묻는 것은 여당의 대표가 가족 등을 동원하는 수법으로 대통령을 비방하는 것이 정치적·법적·도덕적으로 옳은 행위였냐는 것”이라며 “한 전 대표는 (당원들의 물음에) 대답을 하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