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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버티자 與에서 커지는 탈당론…진성준 “특검” 주장까지

중앙일보

2026.01.0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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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공천 헌금 수수 무마와 보좌진 갑질 의혹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서 사퇴한 김병기 의원을 향한 탈당 요구가 당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백혜련 의원은 9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12일에도 당 윤리심판원에서 (김 의원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당이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김 의원이 결단을 미룰수록 더 수렁에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당후사의 정신이 필요하고,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전날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 뒤에도 “당 대표의 비상 징계 권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원내대표 후보인 진성준 의원도 이날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결단을 해 줬으면 좋겠다. 윤리심판원 조치 전에 도의적 책임을 본인이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BBS 라디오와 인터뷰했다. 진 의원은 “앞으로 (경찰) 수사가 이뤄지겠지만, (수사가) 미진하다면 특검을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내에서 처음으로 특검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병도(왼쪽부터)·진성준·백혜련·박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김 의원은 여전히 “제명당하는 한이 있어도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본인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윤리심판원 회의를 당초 예정된 12일이 아닌 며칠 뒤로 미뤄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냈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 서울시의원이 경찰에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내용의 자술서를 제출한 사실이 9일 알려졌지만, 김 의원은 주변에 “특별한 입장 변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강 의원이 공천 헌금 1억원을 수수했다는 사실을 듣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졌다.

정청래 지도부 내부에서도 함께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던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추진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 의원에 대해 “신속한 윤리심판원 심판을 요청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요청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표의 당헌·당규상 모든 권한은 아주 제한적으로 운영하도록 돼있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가 나서 비상 징계권을 발동할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의원이 이끌던 기존 원내지도부에선 “윤리심판원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탈당 요구부터 나오는 건 방정맞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만약 정 대표가 비상 징계권을 써서 제명한다고 해도 의원총회를 거쳐야 하는데, 재적 의원 2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윤리심판원 결정을 먼저 본 뒤 의원총회 의결을 진행하는 쪽이 한층 부드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건넸다는 자백성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구의원 김모씨가 9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경찰 수사 진행에 따라 지도부 방침이 달라질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윤리심판원 연기 요청을 좋게 보는 당원이나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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