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또다시 흔들렸다. 패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공개 발언이 불씨를 키웠다. 경기 결과보다 더 무거운 것은 클럽 내부를 향한 직격탄이었다.
토트넘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본머스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에서 본머스에 2-3으로 패했다. 이 패배로 토트넘은 7승 6무 8패(승점 27)에 머물며 14위로 추락했다. 반면 12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본머스는 승점 26을 기록하며 토트넘을 바로 뒤에서 압박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5분 토트넘은 빠른 압박 이후 전환으로 기회를 만들었고, 시몬스의 패스를 받은 텔이 왼쪽 돌파 후 기습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22분 에바니우송에게 헤더 동점골을 내준 데 이어, 전반 36분 크루피에게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흐름을 넘겨줬다.
후반전 토트넘은 다시 고삐를 당겼다. 후반 32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팔리냐가 바이시클 킥으로 꽂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마지막이 문제였다. 후반 추가시간 세메뇨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또 한 번 뒷심 부족을 드러냈다.
문제는 경기 이후였다.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공개 인터뷰에서 보드진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이럴 때는 다른 사람들이 나서서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는다. 수년째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잘될 때만 나타나 거짓말을 늘어놓는다”고 직격했다. 사실상 이사진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로메로는 동시에 선수단의 책임을 강조했다. “우리는 여기 남아 계속 일할 것이다. 서로 뭉치고,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을 되돌릴 것”이라며 “이런 시기일수록 조용히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축구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경한 어조의 전반부 발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파장을 예고했다.
올 시즌 토트넘은 유독 잡음이 많다. 첼시전 패배 이후 미키 판 더 펜과 제드 스펜스의 행동 논란, 파리 생제르맹전 직후 로메로와 벤탄쿠르의 터널 직행, 풀럼전에서 불거진 선수 간 언쟁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며 내부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불과 한 시즌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주장 완장을 찼던 손흥민이 이끌던 시절, 토트넘은 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단단한 결속력을 유지했다. 그의 이탈 이후 공백은 생각보다 컸고, 팀은 아직 새로운 균형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로메로는 끝으로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어디든 따라와 준 팬들께 사과드린다. 책임은 분명히 우리에게 있다. 하지만 이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자신과 클럽을 위해 반드시 바꿔나가겠다.” 결과는 패배였고, 메시지는 엇갈렸다. 토트넘의 밤은 그렇게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