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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고용에 특단대책” 대통령 약속 꼭 지켜야

중앙일보

2026.01.09 07:34 2026.01.0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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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넘는 2% 성장인데 왜 확대재정



성장양극화 핑계로 재정풀기 이어갈까 걱정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 위협하지 않도록 해야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2.0%로 내걸었다. 재정경제부가 어제(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다. 한 달 전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1.8%+α’를 성장률로 언급했었는데 이번에 0.2%포인트를 더 높였다. 이는 올해 1.8%로 전망한 국제통화기금(IMF)·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은행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보다 높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단순한 경제 전망을 넘어 정부의 정책 의지를 담은 것이다. 올해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조를 이어가고 소비심리 개선과 증시 활성화로 인한 자산효과 등으로 내수도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내세운 숫자가 무리한 장밋빛 전망은 아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맥을 잘 짚은 것으로 보인다. 2010년 3%대였던 우리 잠재성장률은 생산인구 감소와 투자 위축 등으로 최근 1%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을 넘어 꾸준히 추진할 중장기 정책과제다. 정부는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해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위를 신설해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정부 부처가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해 “소위 성장의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의 차이가 아닌 경제 시스템이 던지는 구조적 질문으로,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신년사에서 강조했던 ‘K자형’ 성장 양극화를 다시 거론한 것이다. K자형 성장이란 계층별로 경기 상승의 속도와 크기에 차이가 생기면서 성장 그래프가 알파벳 K자처럼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을 가리킨다. 이 대통령은 청년과 중소벤처기업, 지방이 모든 정책에서 최우선으로 고려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주문했다. 특히 청년에 대한 언급은 주목할 만하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K자형 성장의 그늘이 미래를 짊어지는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다”며 “고용 절벽에 내몰린 우리 청년의 현실을 국가적 위기로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난 40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청년을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정년 연장 논의가 청년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 목표처럼 올해 2.0% 성장을 이뤄낸다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의 적극 재정과 고환율이 물가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거시경제를 잘 관리해야 한다. 올해 잠재성장률보다 더 높이 성장하는데 내년에도 확장재정이 불가피하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문제가 있다. 경제 회복세가 뚜렷하고 위기 국면을 벗어났다면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해 재정 규율을 강화하는 자세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K자 성장 탓에 국민이 2.0%의 경제성장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핑계로 재정 풀기를 이어갈까 걱정된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전략은 기획예산처가 분리되고 새롭게 출범한 재정경제부가 단독으로 내놓은 첫 작품이다. 세제와 국제금융 정책이 다수 포함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경제성장전략이 예산의 뒷받침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우리 경제의 중장기 정책과제와 일맥상통한 것인지 우려의 시각이 없지 않다. 부처 간 엇박자가 나오지 않도록 청와대가 잘 조율할 필요가 있다. 올해가 정부의 발표처럼 경제 재도약의 원년이 되려면 정부 내 정책 혼선의 여지부터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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