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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한 배우" 故안성기, 7년 투병 끝 '74세' 별세→영화계 큰★로 영면

OSEN

2026.01.0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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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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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수형 기자]‘국민 배우’ 안성기가 7년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한 시대를 관통하며 한국 영화의 얼굴이었던 그는 끝내 영화계의 큰 별로 영면했다. 혈액암 투병 중에도 카메라 앞에 섰던 마지막 순간은 더욱 울컥하게 했다. 

SBS는 9일 고인을 기리는 특집 다큐멘터리 '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배우 안성기'를 특별 편성했다. 다큐멘터리에는 혈액암 투병 중에도 연기를 향한 애정을 놓지 않았던 안성기의 마지막 촬영 순간과, 그를 기억하는 동료·후배들의 증언이 담겼다.

안성기는 지난 5일 오전 9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불과 다섯 살의 나이에 아역 배우로 데뷔한 그는 69년 동안 17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 그 자체로 살아왔다. 생전 그는 “힘이 닿는 때까지 관객들과 재미있는 영화로 함께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연기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

배우 정재영은 영화 실미도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선생님이 막 50대에 접어드셨을 때였는데, 30대였던 저희보다 훨씬 더 잘 뛰셨다. 저희는 헐떡이는데 제일 앞에서 뛰셨다. 체력도, 태도도 모두 모범이었다”고 회상했다.

후배 배우 한예리 역시 “영화 사냥 촬영 때 저를 업고 뛰실 정도로 체력이 좋으셨다. 액션 스쿨도 함께 다니셨고, 줄넘기 하나도 빠짐없이 성실하셨다”며 “그 모습을 보며 ‘저렇게 큰 배우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도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지’라고 다짐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예리는 안성기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울컥한 심정을 전했다. “선배님이 ‘예리야, 이렇게 힘들고 춥고 배고픈데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 걸까?’라고 물으셨다. 제가 되묻자 선배님은 ‘사랑하니까 그래’라고 답하셨다. 영화를, 연기를 정말 사랑하셨던 분이었다.”

2022년 9월, 항암 치료 중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안성기의 근황은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부은 얼굴과 가발, 힘이 빠진 말투에도 그는 카메라 앞에 섰다.

고인의 별세 소식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전해졌다. 고인의 장남이자 미술가인 안다빈 씨는 6일 별다른 말 없이 자신의 SNS에 The New York Times 부고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뉴욕타임즈는 “한국 영화의 위대한 인물 안성기, 74세로 사망”이라는 제목으로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라고 고인을 소개했다.

기사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추모 메시지도 인용됐다. 대통령은 “대한민국 영화사와 문화예술 전반에 큰 발자취를 남기신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 배우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화려함보다 겸손을, 경쟁보다 품격을 보여주신 삶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혈액암 투병 중이던 지난해 12월 30일, 안성기는 자택에서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공식 추모와 해외 유력 언론의 조명 속에서, 안성기는 더 이상 한 나라의 배우로만 남지 않는다. 그는 한국 영화가 걸어온 시간과 함께 숨 쉬었던 ‘시대의 배우’였다. 그의 따뜻한 미소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이제 스크린과 기억 속에서 국경을 넘어 오래도록 살아 숨 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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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NS'


김수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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