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광주 우치동물원에) 판다를 대여해달라”고 제안하면서 판다의 광주 입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판다 대여 장소로 언급한 우치동물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를 관리하는 곳이기도 하다.
9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시 주석과의 국빈만찬 자리에서 “중국과 가까운 이웃으로 상생하기 위해 판다 한 쌍을 제2호 국가거점동물원인 광주 우치동물원에 대여해달라”고 제안했다. 당시 시 주석은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판다 대여 장소로 언급한 우치동물원은 지난해 청주동물원에 이어 제2호 국가거점동물원으로 승격된 바 있다. 정부는 이 대통령 방중 직전 우치동물원에 판다 사육이 가능한지 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치동물원은 1992년 5월 광주시 북구 생용동에 개장한 여가시설(패밀리랜드) 내 동물원이다. 1991년 광주 사직공원 동물원을 옮긴 동물원에는 코끼리와 호랑이, 곰을 비롯해 포유류와 조류·파충류 등 89종 667마리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다. 멸종위기종 43종 98마리와 천연기념물 7종 66마리도 있다.
동물원에는 사육사 14명과 수의사 2명, 보조수의사 1명 등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받아 기르던 풍산개 2마리(송강·곰이)도 2022년 12월부터 관리하고 있다.
우치동물원은 전국 동물원 중에서도 동물 보호·치료 역량이 뛰어난 곳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세계 최초로 앵무새에게 티타늄 인공 부리를 달아준 게 대표적 사례다. 제주도 ‘화조원’에서 의뢰받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 ‘오공이’의 팔 골절 수술 등에도 성공했다.
동물복지를 강조해온 우치동물원은 동물 구조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웅담 채취용으로 철창에 갇혀 사육되던 곰과 불법 증식한 사육 곰 등을 구조해 돌보고 있다. 불법 밀수한 멸종위기종 붉은꼬리보아뱀도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이관받아 보호 중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부천의 한 실내동물원에서 구조된 벵갈호랑이 ‘호광이’에게도 새로운 보금자리를 제공했다.
우치동물원은 지난해 호남권 유일의 국가거점동물원으로도 지정됐다. 거점동물원은 연간 3억원씩 5년간 국가 보조금을 지원받아 동물 질병 관리, 종(種) 보전 및 증식, 야생동물 긴급보호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우치동물원에 판다가 들어오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판다를 보유한 동물원이 된다. 현재 에버랜드 판다월드에는 ‘아이바오’·‘러바오’와 쌍둥이 ‘루이바오’·‘후이바오’ 등 4마리가 살고 있다.
광주시는 동물원과 인접한 전남 담양군이 판다의 먹이인 대나무의 최대 산지라는 것 등도 사육 환경상 장점으로 꼽는다. 우치동물원 측은 “판다 사육 역량은 충분하지만, 사육하기 위한 적절한 시설은 신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 대통령의 판다 대여 제안 직후 “지난해 12월 판다 사육 계획서를 기후부에 제출하고 판다 맞이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한중 우호의 상징이자 인기 만점의 판다가 바꾸어 놓을 동물원의 새 풍경을 기다려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