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안세영의 결승 진출은 경기장 안에서 완성되지 않았다. 라켓이 아닌, 기권이라는 변수였다. 그리고 그 장면을 가장 예민하게 해석한 쪽은 중국이었다.
중국 매체 ‘넷이즈’는 10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2026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구도를 조명하며 “천위페이의 기권으로 안세영이 결승에 직행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결과는 단순했지만, 그 여파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분석이었다.
안세영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6 말레이시아 오픈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8강 일정을 무사히 마친 뒤, 4강을 건너뛰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당초 안세영은 4강에서 중국의 핵심 천위페이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천위페이가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하면서 대진표는 순식간에 달라졌다.
넷이즈는 이 장면을 이번 대회의 ‘결정적 변수’로 짚었다. 매체는 “중국 여자 단식 선수들이 연쇄적으로 이탈하는 동안, 안세영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루 더 휴식을 취하게 된 안세영은 결승에서 체력적으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위페이의 기권은 직전 경기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결말이었다. 천위페이는 8강에서 라차녹 인타논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천위페이는 “1년에 7~8번 정도 경기를 하다 보니 서로 점점 더 익숙해진다. 다음 경기에서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며 안세영과의 대결을 의식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그 ‘다음 경기’는 끝내 열리지 않았다. 넷이즈는 이 흐름을 중국 여자 단식 전체의 문제로 확장했다. 한위에가 앞선 라운드에서 기권한 데 이어 천위페이까지 탈하면서, 사실상 왕즈이만이 남아 팀을 이끄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다.
이 매체는 “하위 대진에 배정된 왕즈이는 신두와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설령 승리하더라도 체력 소모는 불가피하다. 안세영과의 조건 차이는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말레이시아 오픈은 유독 기권자가 많았다. 넷이즈는 “전반적인 여자 단식 흐름이 부상과 체력 문제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중심에서 안세영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중국 매체는 “중국 선수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사이, 안세영은 오히려 체중이 늘 정도로 컨디션이 안정적”이라며 “이 차이는 결승에서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고 짚었다.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과 회복력이 결정적 요소가 된다는 점을 감안한 평가였다.
결국 넷이즈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으로 모였다. ‘누가 결승에 오를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안세영을 상대할 수 있는가’였다. 경기 결과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남긴 천위페이의 기권. 중국이 승패보다 그 공백을 먼저 분석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