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라두 드라구신(24)이 2년 만에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게 될까. 에이전트의 폭탄 발언으로 팬들의 눈총을 산 그가 이탈리아 복귀를 추진 중이다.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판은 10일(한국시간) "로마는 이적시장에서 매우 적극적이다. 수비진에선 토트넘 측에 드라구신을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된 임대 형태로 영입하겠다는 첫 제안을 제출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은 해당 방식에 대해 크게 설득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드라구신 본인은 이탈리아로 돌아가기 위해 이적을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유명 언론인 잔루카 디 마르지오도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로마가 드라구신 영입을 위해 첫 오퍼를 보냈다. 선수는 이적을 원하며 로마행을 추진 중"이라며 "유벤투스와 제노아에서 뛰었던 그는 최근 십자인대 파열에서 회복해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로마 이적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선수의 의지가 확실한 만큼 로마 역시 이번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OSEN DB.
드라구신은 지난해 1월 토트넘에 합류한 루마니아 국가대표 센터백이다. 191cm의 큰 키와 강력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그는 유벤투스 출신으로 삼프도리아, 살레르니타나, 제노아 임대를 거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바이에른 뮌헨도 러브콜을 보냈지만, 드라구신은 먼저 협상 중이던 토트넘을 택했다.
당시 드라구신의 에이전트인 플로린 마네아는 "토트넘으로 가고 있었는데 바이에른으로부터 제의가 와서 공항에 잠시 멈췄다. 그가 바이에른을 거절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며 "바이에른은 더 많은 돈을 불렀다. 그래서 우리는 밤을 새워 고민했다. 하지만 드라구신의 어릴 적부터 꿈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이었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그만큼 토트넘 팬들의 기대도 컸다. 토트넘은 옵션 포함 3000만 유로(약 509억 원)의 이적료를 들여 드라구신을 영입했고, 2030년 6월까지 6년 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세리에 A에서 빠르게 정상급 수비수로 발돋움한 만큼 토트넘에서도 미키 반 더벤-크리스티안 로메로 듀오와 선의의 경쟁을 펼칠 선수로 기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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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드라구신의 프리미어리그 생활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그는 첫 시즌 후반기 9경기 출전에 그쳤고, 달라진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엔 동료들의 부상으로 비교적 많은 기회를 받으며 28경기에서 2180분을 소화했으나 주전으로 도약하기엔 안정감이 부족했다.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드라구신은 지난해 1월 말 엘프스보리전에서 우측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다. 그가 다시 경기장 위로 돌아오기까지는 무려 11개월이 걸렸다. 드라구신은 작년 11월이 돼서야 연습 경기를 소화했고, 12월 29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교체로 5분을 소화하며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5분 출전이 드라구신의 이번 시즌 토트넘 최종 성적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는 자신이 활약했던 이탈리아 복귀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기 때문. 3옵션 센터백 케빈 단소와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 보이는 만큼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토트넘을 떠나려는 눈치다.
에이전트 마네아도 대놓고 이적 추진을 선언했다. 그는 "토트넘이 로마의 제안에 대해 '예스'라고 말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현재 몇 개 제안이 있지만, 라두에게 이탈리아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는 글래디에이터(검투사) 같은 선수고, 글래디에이터는 로마에 어울린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적료는 2500만 유로(약 425억 원) 정도라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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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프레스'는 "드라구신의 에이전트는 로마행 의지를 확인했다. 그의 미래는 점점 로마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협상은 향후 몇 시간 내에 분수령을 맞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짚었다.
드라구신이 이대로 토트넘을 떠난다면 그는 경기장에서 활약보다 에이전트의 망언으로 더 팬들의 기억에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에이전트인 마네아는 시작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토트넘과 계약이 발표되자마자 "드라구신은 앞으로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린 단지 여정의 시작에 있을 뿐"이라고 말한 것.
또한 마네아는 "드라구신의 꿈은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다. 3~4년 후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라고 폭탄 발언을 터트렸다. 토트넘은 몇 년 후면 떠날 팀, 잠시 거쳐가는 팀에 불과하는 뜻이나 다름없다. 물론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적하자마자 공개적으로 내놓을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이후로도 그는 드라구신이 이탈리아를 그리워하고 있다거나 토트넘에서 출전 시간이 너무 적다며 이적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팬들의 속을 뒤집어놨다. 이 때문에 장기 부상으로 드러누워놓고, 기다려준 팀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마네아는 최근 인터 밀란 측에 연락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나 지금으로선 로마로 행선지를 튼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