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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격화 62명 사망…경제난에 성난 민심 뛰쳐나왔다

중앙일보

2026.01.09 20:38 2026.01.09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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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통화가치 하락 등 경제난을 계기로 시작된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면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해 12월 28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민과 군경을 합쳐 모두 62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이란인권도 어린이 8명을 포함해 시위대 45명이 사망했으며, 수백명이 다치고 2000여명이 구금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란 정권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테헤란의 한 의사는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수도 내 6개 병원에서만 최소 217명의 시위대가 실탄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사망자 대부분은 젊은 사람들이었으며, 그중 일부는 테헤란 북부 경찰서 밖에서 보안군의 기관총 사격으로 즉사했다"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이란. 로이터=연합뉴스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영 IRIB 방송을 통해 "일부 폭도들이 거리를 망치며 다른 나라 대통령을 기쁘게 하고 있다"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군은 성명을 내고 "이런 (시위) 상황이 지속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자신들에게 보복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당국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이란 내 국제전화와 인터넷 등을 모두 차단했다. AP 통신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통신 차단이 이뤄지면 대체로 정부의 강도 높은 진압으로 이어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영국 가디언도 "인터넷 차단은 시위 확산을 막고 그들에 대한 탄압을 목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며 "압박이 커지는 정권의 대응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상징한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일부 유화책도 내놨다. 국민 대다수에게 매달 7달러(약 1만220원)의 생활비 지원금을 제공해 생필품 구입에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 경제난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대규모 시위는 경제난으로 발발했다. 지난해 12월 물가가 전년 대비 24.4% 치솟고 이란 리얄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폭락하면서 민심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중앙은행이 일부 수입업자만 낮은 미 달러 환율을 적용해 거래할 수 있도록 했던 정책을 폐지했고, 오는 3월 세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기름을 부었다. 시장(Bazaar) 상인들은 결국 지난해 12월 28일 점포 문을 닫고 거리로 뛰쳐나왔고, 이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김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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