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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밀레이-브라질 룰라 갈등 격화 속 양국 관계 '최악'

연합뉴스

2026.01.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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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베네수엘라에서 아르헨티나 외교·영사 대리 역할 중단
아르헨 밀레이-브라질 룰라 갈등 격화 속 양국 관계 '최악'
브라질, 베네수엘라에서 아르헨티나 외교·영사 대리 역할 중단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베네수엘라에서 아르헨티나의 외교·영사 이해관계를 대리하던 브라질 정부가 그 역할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이탈리아가 해당 업무를 맡게 됐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 인포바에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결정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으며,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외교적 갈등이 최근 급격히 악화한 상황에서 나왔다고 이들 언론은 보도했다.
외교가에서는 아르헨티나 민주화 이후 양국 관계가 가장 긴장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의 이러한 조치는 밀레이 대통령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베네수엘라 관련 글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미국의 대(對) 베네수엘라 압박을 지지하는 밀레이 대통령의 발언 영상과 함께, 룰라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이 포옹하는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브라질 정부는 이를 자국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브라질은 2024년 8월 베네수엘라 정부가 아르헨티나 외교관들을 추방한 이후에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아르헨티나 외교·영사 이해관계를 대리해 왔다.
당시 아르헨티나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고,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들이 아르헨티나 대사관에 피신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됐다.
브라질 정부는 밀레이 정부와의 냉랭한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해 대리역할을 맡았으며, 이는 양국 간 외교적 완충장치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간 관계 역시 점차 악화한 상태다.
브라질은 지난 베네수엘라 대선의 정당성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으며, 2024년 10월 룰라 대통령이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을 주축으로 모인 신흥 경제국 연합체) 정상회의에 마두로 대통령의 참석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브라질-베네수엘라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면화됐다.
이런 맥락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연출한 '룰라-마두로 연대 이미지'는 브라질 대통령에게 더욱 큰 불쾌감을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의 갈등은 이미 밀레이 대통령 취임 전부터 시작됐다.
2023년 아르헨티나 대선 후보였던 밀레이는 룰라 대통령을 '부패한 공산주의자', '도둑', '멍청한 공룡'이라고 칭하며 공격했다.
밀레이 대선후보는 룰라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 당시 자신의 경쟁 후보였던 세르히오 마사를 지원했다고 의심해 왔으나, 브라질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밀레이 후보가 자신을 공개적으로 부패 인사라고 비난하고 브라질 극우 정치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 행사에 참석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정상 간 갈등이 남미공동시장(MERCOSUR) 협력이나 에너지 분야 협력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실무 차원의 조율을 이어 왔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바카 무에르타(거대 유전 및 가스전 지대) 가스전을 브라질 시장으로 연결하는 에너지 프로젝트는 양국의 핵심 협력 사안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갈등 재점화로 이러한 협력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밀레이 대통령이 중도좌파 성향의 룰라 대통령과의 대립을 부각시키며 우파 성향 국가 연대 구상을 추진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고 라나시온은 분석했다.
이 매체는 밀레이가 국내 경쟁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룰라와의 대립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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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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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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