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사고로 장기 적출한 배달기사…'월 700만원' 최고 직업 찾다

중앙일보

2026.01.10 13:00 2026.01.10 13:3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환승직업’
푸르렀던 20대 꿈과 성공을 좇아 선택한 직업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정신없이 달리다 20년, 30년 지나면 떠날 때가 다가오죠.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닥쳤든, 몸과 마음이 지쳤든, 더는 재미가 없든, 회사가 필요로 하지 않든… 오래 한 일을 그만둔 이유는 사실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일, 즐길 수 있는 일을 다시 시작할 용기입니다. ‘환승직업’은 기존 직업과 정반대의 업(業)에 도전한 4050들의 전직 이야기입니다. 고소득, 안정된 직장이란 인생 첫 직업의 기준과 다르게 ‘더 많은 땀과 느린 속도’의 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소개합니다. 이 직업에 관해 궁금한 모든 것, ‘A to Z 직업소개서’와 ‘전문가 검증평가서’까지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김태성씨의 47년 인생은 대학을 갓 졸업한 25세 때부터 난마처럼 얽히기 시작했다. 그사이 “하시는 일이 뭔가요”라는 질문의 답은 네 번 바뀌었고, 매번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 와중에 오토바이 사고로 한때 심장이 멈추고, 일부 장기를 적출하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삶 자체가 부정되는 것만 같은 순간들뿐이었다.

충남대를 졸업한 김씨의 2003년 첫 직업은 컴퓨터 대리점 사장님이었다. 학창 시절 컴퓨터 수리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할 만큼 ‘컴덕(컴퓨터 덕후)’이었다. 그러나 ‘다나와’ 등 컴퓨터 가격 비교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김씨는 더는 이 사업의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민이 깊어지던 무렵 김씨는 2008년 피자집 사장님으로 변신했다. 컴퓨터 못잖게 피자도 좋아했기 때문이다. 미국까지 건너가서 피자를 만드는 법을 배워왔을 정도로 열의도 컸다. 그러나 가게를 찾는 손님의 발길은 점차 줄었다. 피자집 4년의 결과물은 9800만원 빚뿐이었다.

가스가 끊기고, 겨우 가스비를 메우면 다음 달엔 전기가 끊겼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아파도 병원을 데려갈 수 없었던 게 부모로서 아직도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했다. 김씨는 인력사무소로 발길을 돌렸다. 약 1년간 일용직으로 이른바 ‘공사판’에 나갔다. 2012년부턴 ‘돈을 더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오토바이를 끌고 배달 일을 시작했다. 꼬박 주 6일을 일하면서 돈을 모았다.

그러던 중 2013년 10월, 비가 내리던 어느 날. 그날도 평소처럼 음식을 배달하던 중이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배달 주문은 끊임없이 쏟아졌다. 어느샌가 김씨는 도로에서 몸을 구르고 있었다. 사고였다. 응급실로 실려간 김씨는 폐까지 피가 차는 바람에 숨을 0.1초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심장 박동이 멈추는 순간순간도 있었다. 비장(脾臟)까지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김태성 도배사가 구축 주택의 한 벽면에 벽지를 붙이고 있다. 김민정 기자

두 달 넘게 병실에 하염없이 누워있어야만 했던 시간에도 김씨의 눈앞엔 가족이 아른거렸다. 무엇을 해야 할까. 평소 집 꾸미는 걸 좋아했던 김씨는 아예 이걸 다음 업으로 삼아야겠다 싶었다. 그러던 중 같은 병실, 옆자리에 누워 있던 환자가 말을 걸었다. 그 한마디가 김씨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런 어두운 과거를 김씨는 너무하리만치 밝게 웃으면서 얘기했다. ‘이제는 잘 풀리나 보다’ 싶어 물었다. “그래서 지금은 하시는 일이 뭐…”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씨는 “ 도배사라고, 내 인생 최고의 직업이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도배사로는 10년 차 베테랑에 ‘교관’이다.

김씨는 한 달에 20일 남짓 일하고, 600만~700만원을 번다. 적지 않은 돈이다. 그런데 “도배사 중에서 저는 간신히 평균”이란다. 개인 사업체까지 차린 숙련된 도배사는 월 1000만원을 넘게 버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당 도배사만 뛰어도 하루 25만원인데, 직접 고객에게 일감을 따오면 재료비를 빼고 수익이 더 많이 남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월 700만원이 평균이라니. 그만큼 가혹한 중노동의 대가는 아닐까. 아니면 손기술이 타고난 사람들만의 얘기일까. 김씨는 “수입만 보고 도배사에 도전하는 10명 중 7~8명은 중도에 포기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1년만 버텨 보라”고 조언했다. 그가 알려준 비결을 따라하기만 하면 누구나 도배사로 ‘환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배는 재능이랄 게 없어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8년가량 부동산중개업을 하던 30대, 코로나19로 생업을 잃은 50대 여행사 사장님도 그의 비결을 실천해 도배사가 됐다. 어떻게 하면 도배사가 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을까.

※정년이 없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도배사가 되는 비결, 아래 링크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고로 장기 적출한 배달기사…'월 700만원' 최고 직업 찾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6310


석경민.김민정.나운채.이수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