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3시간 50만원에도 부른다…日호텔에 '영어 가능' 시터, 무슨 일

중앙일보

2026.01.10 14:00 2026.01.10 23:5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2024년 2월 9일 촬영된 도쿄타워의 모습. 신화=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가족과 함께 도쿄에 방문한 켈빈 영. 영 부부에게는 5세와 2세, 두 딸이 있었지만 이들은 도쿄의 고급 스시(초밥) 레스토랑을 방문해 식사를 하는 등 약 4시간 동안 프라이빗하고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겼다. 그 시간 딸들은 호텔에서 영어가 가능한 베이비시터와 함께 공예 작품을 만들며 놀고 있었다.

교도통신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외국어 베이비시팅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키우면서도 일본 문화 체험을 즐기고자 하는 부유층 가족이 주 고객이다. 아이를 동반하면 이용이 어려운 고급 레스토랑, 야간 일정 등을 즐기려는 부유층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한다.

호텔에서 베이비시터와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사진 챗gpt
가격은 3시간에 약 5만 4000엔(약 50만원)이다. 1시간에 약 1만 8000엔(약 16만원)인 셈이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아이를 동반한 부유층 관광객들의 수요가 꾸준하다고 한다.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3680만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4세 이하가 약 69만명이었다.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서 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인 ‘신크’는 호텔 내 베이비시팅부터 산책, 사찰 명상 체험, 일본 현지 어린이집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제공한다. 덕분에 이 업체는 지난해 가마쿠라에서만 50건 이상의 예약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업체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을 확충, 현재 영어가 가능한 국가자격 보육사 9명과 간호사 1명을 고용 중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 입어 일본 전역에서 비슷한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도쿄에 본사를 둔 대형 보육업체인 ‘팝핀즈’도 지난해부터 외국어가 가능한 베이비시터 채용을 강화하고 있으며, 나고야에 위치한 5성급 호텔인 나고야 메리어트 아소시아 호텔도 최근 투숙객이 온라인으로 베이비시팅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이들을 영어가 가능한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일본 도쿄에서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부부의 모습. 사진 챗gpt
이는 ‘오버 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 전역에서 관광 전략 변화를 추구하는 시도로 보인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2023~2025년 중기(3개년) 공식 전략 문서에서 ‘고부가가치 여행객’ 유치를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방문객의 단순 증가보다는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여행객을 유치하는 것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해외 여행 업계에도 관련 프로모션 강화 등 구체적인 대응책 수립을 촉구했다. 고부가가치 여행객이란 단일 여행에서의 총 소비액이 100만엔(약 924만원) 이상인 이들을 말한다.

EY어니스트앤영 일본법인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일본이 급격한 관광수요 증가로 오버 투어리즘 문제에 직면하면서 양보다 질 추구하는 관광 전략을 중시하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고부가가치 여행객들은 상품 소비보다는 경험을 더 중시하고, 과시적인 사치보다는 진정성 있고 본질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춘 ‘조용한 사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