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호봉에 20년 경력 반영 안된 군무원…법원 "구체적 이유 제시해야"

중앙일보

2026.01.10 16:0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외경. 연합뉴스
군무원의 호봉을 정하면서 20여년간 민간 분야에서 쌓은 경력을 인정하지 않은 국방부 결정을 법원이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라"며 취소했다.

A씨는 2000년부터 약 21년간 편집과 신문광고 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다가 군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에 합격했다. 국방부 소속 국방출판지원단에서 일하게 된 A씨는 2023년 9월 민간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을 합산해 호봉을 다시 획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A씨는 약 1년 뒤 담당 주무관으로부터 "평가심의회를 열었으나 기각됐다"는 취지의 구두 답변을 들었을 뿐,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다.

군무원 A씨는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지난해 2월 "민간근무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통보서를 보냈다. 그러자 A씨는 국방부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2025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에 따르면 민간분야 유사 근무 경력을 반영해 호봉을 정해야 하는데, 국방부가 잘못된 기준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에서 신청을 거부한 이유와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아 절차적으로도 위법하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어줬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진현섭)는 A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호봉 재획정 신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A씨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에는 처분의 이유 제시 의무를 위반한 절차적 위법이 있으므로, 실체적 위법 여부 등에 관해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호봉 책정이 제대로 됐는지를 떠나서, 국방부가 결정을 내릴 때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국방부 결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국방부가 보낸 통지서에는 민간근무경력을 미인정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을 뿐"이라며 "A씨의 신청과 관련해 심의회가 언제 개최됐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경력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건지 구체적인 사항은 기재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로서는 통보서 기재만으로는 처분이 어떤 이유와 근거로 이뤄졌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처분에 불복해 행정 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도 상당한 지장이 있었다고 할 것"이라며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는 당사자에게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한 행정절차법에 위반된다"고 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