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또다시 혼란의 한가운데에 섰다. 감독은 떠났고, 방향은 불분명하다. 그 틈에서 '레전드'들의 이름이 연달아 소환되고 있다. 이번엔 로이 킨이 알렉스 퍼거슨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영국 현지 다수 매체들은 10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둘러싼 내부 혼선을 집중 조명했다. 시작은 후벵 아모림 감독의 경질이었다.
맨유는 지난 5일 공식 발표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아모림과 결별을 알렸다. 리그 6위라는 성적, 그리고 구단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겹친 결과였다.
아모림 감독은 에릭 텐 하흐의 후임으로 부임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시즌 15위라는 성적표는 치명적이었다.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경기력은 개선되지 않았고, 아모림은 공개적으로 구단의 이적 정책과 권한 문제를 비판하며 보드진과 충돌했다. 결국 관계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경질 직후 맨유는 대런 플레처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플레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 알렉스 퍼거슨 경과 상의했다"라고 밝혔다. 존경의 표시였다는 설명이 뒤따랐지만, 이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됐다.
맨유의 전 주장 로이 킨이 불을 붙였다. 킨은 현지 인터뷰에서 "맨유에서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 봐야 한다. 퍼거슨과 데이비드 길이 여전히 악취처럼 맴돌고 있다"라고 직격했다. 이어 "면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길래 12개월 뒤 '이 사람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반복되는가"라며 구단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킨의 발언은 상징적이었다. 알렉스 퍼거슨은 26년간 맨유를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13회 우승을 포함한 전설적인 업적을 남겼다. 은퇴 이후에도 홍보대사, 비상임 이사 등의 역할로 구단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킨은 바로 그 지점을 겨눴다.
이런 가운데, 맨유의 차기 사령탑 논의는 또 다른 논쟁을 낳고 있다. 현지에선 올레 군나르 솔샤르와 마이클 캐릭이 임시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BBC는 "맨유가 솔샤르와 대면 협상을 준비 중이며, 캐릭 역시 이미 접촉했다"고 전했다. 목표는 단순하다. 오는 17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 이전에 결정을 내리는 것.
반응은 엇갈린다. 솔샤르는 과거 임시 감독에서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던 인물이다. 당시 초반 반등은 있었지만, 결국 부진 속에 경질됐다. 이후 베식타스에서의 짧은 실패까지 더해지며 '재선임'에 대한 회의론이 거세다. 제이미 레드냅은 "완전히 당혹스럽다"라고 했고, '텔레그래프'의 제임스 더커는 "또 하나의 자책골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앨런 시어러 역시 “이미 실패했던 선택을 반복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반면 킨은 전혀 다른 이름을 꺼냈다. 그는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을 추천하며 "그의 침착함과 지금까지 해온 일이 마음에 든다. 맨유에는 어쩌면 그런 유형이 필요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현실성은 낮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과거가 아니라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감독 경질, 레전드의 공개 비판, 또 다른 레전드의 복귀설. 모든 것이 뒤엉켜 있다. 맨유는 여전히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혼란의 본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일지도 모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