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지역소멸 등의 대안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나섰다.
11일 충남지역 각 시·군에 따르면 홍성군과 예산군은 충남도의회를 중심으로 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을 언급하기 전부터 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충남도의원들은 대전과 충남이 통합하면 대전을 중심으로 발전의 축이 기울어질 수 있다며 충남도청이 위치한 내포신도시를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
내포신도시 홍성·예산, 도의회 중심 통합 논의
홍성과 예산 통합 논의는 2012년 충남도청이 대전에서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시작했다. 도청과 충남교육청·충남경찰청을 중심으로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홍성과 예산을 통합하면 인구 20만 도시로 천안과 아산에 이에 충남 3위권 도시로 올라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홍성과 예산의 인구는 각각 10만557명(2025년 12월 기준)과 7만8815명으로 인구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충남도의회 ‘기초 단위 행정통합 방안 모색 연구모임’은 지난해 10월 30일 발족식과 연구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고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입법정책연구원 이상일 박사는 “도청 소재지인 홍성과 예산은 공동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국내외 통합사례 분석을 통해 두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행정통합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연구모임을 이끌고 있는 충남도의회 이상근 의원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과정에서 내포신도시가 위상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인구와 경제 모두 정체될 수밖에 없다”며 “통합의 당위성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1989년 분리된 서산·태안도 "통합" 제안
1989년 분리됐던 서산과 태안을 다시 하나로 합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전에 한 몸이었던 서산과 태안은 인구가 모두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두 지역이) 다시 합해지면 시너지 효과를 늘리고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데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지역을 합쳐 태안은 관광을 특성화하고 서산은 산업 중심지로 특화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반면 가세로 태안군수는 “통합에 명분과 실리가 모두 없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가 군수는 “태안은 75년 만인 1989년 서산과 분리한 뒤 자체적으로 잘 발전하고 있다”며 “광역자치단체 통합 분위기에 편승해 서산과 통합을 거론하는 것은 짧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1989년 서산에서 분리할 당시 인구가 8만4929명에 달했던 태안군은 지난해 2월 말 6만명이 무너진 데 이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인구가 5만9474명까지 줄었다. 지역의 가장 큰 산업기반인 태안화력발전소도 순차적으로 폐쇄할 예정이라 추가 인구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태안군은 2040년까지 태안화력발전소 직원과 가족 4500여 명이 태안을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시민단체 "천안·아산 통합하면 인구 100만 도시"
지방선거 때마다 ‘통합’이 공약으로 제시됐던 천안과 아산에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천안아산통합시민연대는 지난 8일부터 ‘천안·아산 통합을 위한 10만명 서명 운동’을 시작한 데 이어 국회 토론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천안과 아산이 이미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을 통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대전·충남 행정통합 이후 발전의 축이 대전으로 쏠릴 것에 대비, 천안과 아산을 합쳐 인구 100만명 도시로 키우지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천안시 인구는 66만4322명, 아산시는 35만9378명으로 두 지역을 인구를 합하면 102만3700명으로 울산시 인구(109만1948명)와 큰 차이가 없게 된다.
충남지역 시·군 통합에 가장 큰 걸림돌은 주민 공감대와 자치단체장의 찬성 여부다. 인구가 적은 지역의 주민은 ‘흡수 통합’을 우려하는 데다 자치단체장 역시 “실익이 없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광역시로 승격이 아닌 천안과 통합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두 도시에 돌아올 혜택과 장점이 없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