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구리값 1만3000달러 돌파…올해도 고공행진 예상에 업계 수혜 기대

중앙일보

2026.01.10 18:23 2026.01.11 01:3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중국 저장성의 한 공장에 동판이 쌓여있다. 구리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각국에서 구리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연초 구리 값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구리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리 값은 지난 6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사상 처음으로 t당 1만3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23일 1만2000달러를 처음 돌파한 뒤 불과 2주만에 1만3000달러 선까지 깬 것이다. 단기간에 급등한 영향으로 최근 이틀간은 가격 조정을 받으며 하락했지만, 중장기적으로 구리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차준홍 기자
AI·광산폐쇄, 트럼프가 끌어올린 구리 값

구리 값은 지난 1년간 49% 올랐다. 대표적인 산업 금속인 구리는 제조업 경기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지만, 최근의 급등은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보다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4년 파나마 구리 광산이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운영 중단된 이후 2025년에도 인도네시아와 칠레 등의 주요 구리 광산이 사고로 운영을 중단하면서 구리 정광(여러 금속·광물이 섞인 원광에서 구리만 골라낸, 구리 함유가 높은 광석으로 제련의 원료가 된다)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구리 정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되자, 대형 제련소들은 제련 비용(TC)을 0달러로 낮추면서 까지 정광 확보에 나섰다. 일각에선 올해 마이너스 제련 비용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제련소들이 오히려 돈을 주면서 구리 제련을 해준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구리 가격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4월 대대적인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 미국 기업들은 관세가 본격화되기 전 시장의 구리 재고를 선점하기 시작했다. CME그룹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의 구리 창고 재고량은 9만5478톤에서 50만3373톤으로 5배가 됐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이란 등과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금,은 등 귀금속 뿐 아니라 산업 금속 가격을 재차 부채질하고 있다.

차준홍 기자
블룸버그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수요가 늘어나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구리 시장이 공급 부족 상태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 생산을 늘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1990년~2023년까지 발견된 세계 구리 매장지 239곳 중 최근 10년새 발견된 곳은 14곳에 불과했다. 새로운 광산을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발견하더라도 생산이 시작되기 까지는 보통 15년이 걸린다.



LS, 풍산…구리 관련 기업들 웃는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구리가 구조적 결핍 상황에 들어갔기 때문에, 톤당 가격이 1만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 어렵다”며 “LS나 풍산 등 국내 구리 관련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S 자회사 LSMnM(옛 LS니꼬동제련)은 국내 대표적 구리 제련기업이다. 구리 정광 품귀현상으로 제련 비용 수익은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금·은 등의 귀금속, 금속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LS전선, 대한전선 등 구리를 사용하는 전선 업체나 풍산과 같은 동판, 동파이프 제조 업체는 원료 수입 비용이 커진 만큼 제품 가격을 높여 받을 수 있다. 특히 제품 판매 시기의 구리 시세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에 구리 값이 오를수록 수익도 커진다. 장재혁 연구원은 “구리 값이 오른다고 해서 AI 기업들이 투자를 멈출 상황이 아니다. AI 수요가 이제 막 시작 단계고, 미국의 구리 재고 확충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윤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