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이른바 ‘공천 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귀국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김 시의원이 탑승한 미국 라스베이거스발 민항기는 약 2시간 연착 끝에 이날 오후 6시 37분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출국 11일 만의 귀국이다. 김 시의원은 오후 7시 16분쯤 입국장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으며, 경찰은 곧바로 임의동행 형식으로 김 시의원을 경찰서로 이송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 시의원은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경찰에 자술서를 낸 이유가 무엇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공항 직원 전용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강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다. 관련 고발장이 지난달 29일 경찰에 접수된 뒤 수사가 본격화되자, 김 시의원은 이틀 뒤인 31일 자녀를 만나기 위해 출국했다며 미국으로 향해 도피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현지 시각으로 지난 6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김 시의원이 목격되면서 논란이 퍼졌다. 김 시의원은 자신이 위원장을 맡았던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피감 기관인 서울관광재단의 지원을 받아 CES에 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시의원은 귀국에 앞서 경찰에 혐의를 자수하는 취지의 자술서를 제출하며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그러나 미국 체류 중 텔레그램 계정을 여러 차례 삭제했다가 재가입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증거 인멸 의혹도 제기됐다. 초기에는 금품 전달 사실을 부인하다가 “1억원을 줬다가 돌려받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점 역시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이에 대해 통신영장 신청 등 관련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달 31일 “현금 전달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을 둘러싼 의혹은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의원과 공관위원이던 강 의원의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녹취에는 강 의원이 보좌진이 김 시의원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대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시의원은 이후 민주당 강서구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됐다.
경찰은 김 시의원을 상대로 금품 전달 경위와 대가성 여부, 증거 인멸 및 말맞추기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