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답은 단순했다. 양현준은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위협적이었다. 포지션 변화는 실험이 아니라 해답이었고, 결과는 골로 증명됐다.
양현준은 1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22라운드 던디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4-0 완승의 물꼬를 텄다. 감독 교체 이후 첫 공식 경기,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던 셀틱에서 가장 결정적인 한 방을 책임졌다.
경기 초반부터 움직임이 달랐다. 터치라인에 묶이지 않았고, 볼을 받기 전부터 수비 뒷공간을 읽었다. 전반 27분 리암 스케일스의 패스를 받은 양현준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지체 없이 오른발을 휘둘렀다. 각도와 타이밍 모두 완벽했다. 골키퍼가 반응할 틈도 없이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리그 2경기 연속 골이자 시즌 리그 3호골. 공식전으로 범위를 넓히면 5번째 득점이다.
이날 활약은 우연이 아니었다. 셀틱은 윌프레드 낭시 감독 체제에서 3-4-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양현준을 윙백으로 기용했다. 활동량은 늘었지만, 공격에서의 장점은 제한됐다.
그러나 마틴 오닐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뒤 선택은 달라졌다. 4-3-3 시스템, 그리고 오른쪽 윙어 복귀. 양현준이 가장 익숙하고, 가장 위협적인 자리였다.
포지션 변화는 곧바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양현준은 넓은 공간을 활용해 돌파를 시도했고, 볼이 없을 때도 수비 라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
포지션 복귀, 그리고 즉각적인 결과. 양현준은 셀틱 새 체제의 방향성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선수였다. 역할이 명확해질 때, 그의 장점은 더욱 선명해진다. 셀틱의 반등 신호탄은 그렇게 양현준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양현준은 선제골 이후에도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수비 가담과 공격 전환의 균형을 유지하며 팀의 흐름을 안정시켰고, 후반 27분 교체될 때까지 셀틱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다.
셀틱은 양현준의 골로 기세를 잡았다. 전반 32분 아르네 엥겔스의 추가골로 일찌감치 승부를 기울였고, 후반에는 베니아민 뉘그렌과 마에다 다이젠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완승을 완성했다.
스코어는 4-0이었지만, 경기의 출발점은 분명했다. 양현준의 한 방이었다.
승점 41점을 기록한 셀틱은 리그 2위를 유지하며 선두 하트 오브 미들로시언을 승점 3점 차로 추격했다. 오닐 감독 역시 경기 후 “초반 선제골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양현준이 완벽하게 해냈다”며 공개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