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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小人之過也 必文(소인지과야 필문)

중앙일보

2026.01.11 07:06 2026.01.1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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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오늘날 흔히 ‘글월 문’이라고 훈독하며 문장(文章)은 물론 문화·문명 등에 널리 쓰이는 한자 ‘文’은 원래 ‘무늬’라는 뜻으로 탄생한 글자이다. 무늬는 ‘꾸밈’으로 진화하고, 꾸밈은 다시 야생에 인공의 변화를 가하여 이룬 모든 문화와 문명 현상을 칭하는 말로 진화하였다. 그러므로 文의 바탕에는 꾸밈이라는 의미가 자리하고 있는데, 꾸밈이 나쁜 의미로 쓰이면 곧 거짓과 핑계가 된다. 공자의 제자 자하는 “소인은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文한다”고 말했는데, 이때의 文이 바로 거짓으로 꾸며 핑계를 댄다는 의미이다.

過:허물(잘못) 과, 必:반드시 필, 文:꾸밀 문. 소인배는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꾸며 핑계를 댄다. 31x65㎝
2025년 7월 7일자 ‘필향만리’에서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즉 “군자는 (잘못의 원인을)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는 말을 소개한 적이 있다. 모든 잘못의 원인을 남에게서만 찾으려 드는 소인은 당연히 자신의 잘못은 거짓으로 꾸며 가리면서 갖가지 핑계만 댄다. 거짓이 거짓을 낳고 핑계가 핑계로 불어나게 된다. 지금 우리는 거의 매일 이런 소인배들의 비열한 핑계 소식을 접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속담처럼 반복되는 보도를 보고 듣자니 오염될까 봐 두렵다. 악에 대한 심판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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