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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 22년만에 대만에 밀렸다…올핸 격차 더 커질듯

중앙일보

2026.01.11 07:38 2026.01.1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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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감소하며 3만6000달러대에 턱걸이할 전망이다. 더딘 성장세와 원화가치 하락의 영향이다. 같은 기간 대만은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GDP 규모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대만의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먼저 4만 달러를 넘어선다는 관측도 나왔다.

11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달러 환산 경상 GDP는 전년보다 0.5% 감소한 1조8662억 달러로 추산됐다. 경상 GDP가 줄어든 건 2022년(1조7987억 달러)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1인당 GDP도 3만6107달러로 전년보다 0.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발표한 성장률 예상치(경상 GDP 기준 3.8%)를 토대로 산출한 지난해 경상 GDP에 달러 대비 원화가치(연평균 1422.16원)를 대입한 뒤 총인구(5168만4564명)로 나눈 값이다.

한국의 1인당 GDP는 2016년 처음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코로나19를 거치며 등락을 거듭했고, 3만 달러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은 상승했지만 3년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가장 큰 요인은 성장 둔화다.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2022년 이후 4년 연속 3%에 못 미쳤다. 특히 지난해는 1.0%로 예상되는데,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진 것도 GDP 역주행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2024년 평균(달러당 1363.98원)보다 58.18원(4.3%) 내렸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원화 기준 GDP는 28.9% 커졌지만, 달러 환산 GDP는 7%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 경제가 뒷걸음질을 치면서 대만의 추월도 현실로 다가왔다. 대만 통계청이 전망한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8748달러다. 예상대로라면 한국은 지난 2003년 1만5211달러로 대만(1만441달러)을 제친 후 22년 만에 역전을 허용한다.

대만 경제의 고공행진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를 앞세운 수출 호조 덕분이다. 지난해 대만 수출액은 6407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도 사상 최고 수출 실적(7097억 달러)을 세웠지만, 연간 수출 증가액만 보면 대만(1658억 달러)이 한국(261억 달러)을 압도한다. 이에 따라 한국 수출액 대비 대만 수출액 비중도 2024년 69.5%에서 2025년 90.3%까지 커졌다.

김영옥 기자
전체 GDP의 67.2%를 차지하는 수출이 날개를 달면서 지난해 대만의 실질 GDP 성장률은 7.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을 바탕으로 올해도 전망은 밝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대만 GDP 성장률 예측치는 평균 4.0%다. 기록적인 호황을 누린 지난해의 기저효과로 감속은 불가피하지만, 여전히 한국(2.0%, 정부 전망치)을 앞설 게 유력하다.

김영옥 기자
대만 통계청이 예상한 올해 1인당 GDP가 4만921달러다. 한국보다 먼저 4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원화가치가 2025년 수준을 유지하고, 정부 전망대로 성장할 경우 한국의 올해 1인당 GDP는 3만7932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정책적 지원이나 기업의 투자 전략 등 최근 대만의 상승세에 깔린 긍정적인 요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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